'회담 결렬' 언급 없이 이틀째 크게 보도…1∼2명에 기사 싣고 사진 13장 배치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지만, 북한은 1일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회담의 긍정적인 측면만 앞세워 전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대화를 계속할 의지를 내보이는 한편, 안으로는 회담 실패에 따라 자칫 명분이 약해질 수 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노선에 대해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전체 6면 중 1∼2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사진 13장을 싣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전날 진행된 회담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北 노동신문, 북미정상회담 보도…김정은도, 트럼프도 '스마일'
전날 1∼2면에 총 17장의 회담 사진을 싣고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 중심의 사진들로 편집해 보도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신문도 대부분이 두 정상의 회담 사진으로 채워졌다.

1면에는 전날 진행된 북미 단독정상회담 사진 4장이 실렸는데 두 정상이 악수로 첫인사를 나누는 장면부터 원탁 회담을 하는 장면까지 시종일관 미소를 띤 모습들로 채워졌다.

이어지는 2면에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회담 직후 회담장인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4분간 진행한 정원 산책 모습과 곧이어 진행된 확대회담 등 사진 9장이 실렸다.
北 노동신문, 북미정상회담 보도…김정은도, 트럼프도 '스마일'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 중 마주 보기도 하고 손동작을 하기도 하며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확대회담에서는 북측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 2명이,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 3명이 배석한 가운데 양측 참석자들이 테이블에 손을 얹고 밝은 표정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치아를 드러내거나 붉게 상기한 얼굴로 크게 웃는 모습이 특히 눈에 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번 상봉과 회담의 성과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새로운 상봉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이 "조미관계를 두 나라 인민의 이익에 맞게 발전시키며 조선반도와 지역,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 이바지하는 의미 있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도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런 보도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된 오찬을 취소하고 긴 회의를 했지만 결국 합의문 서명도 하지 못하고 회담이 결렬된 현실과는 '온도 차'가 있다.
北 노동신문, 북미정상회담 보도…김정은도, 트럼프도 '스마일'
더구나 북한은 회담 결렬 후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부상의 새벽 기자회견을 통해 "(김 위원장이) 조미 거래 의욕 잃지 않았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거나 "미국 측이 이번에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같다"는 등의 평가를 해 긍정적인 평가 일색인 북한 보도는 이질감까지 느껴진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닫지 않고 앞으로도 협상을 계속해나갈 뜻을 대외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