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에도 추위 타면 '갑상샘 질환'…입마름 심하면 면역질환 의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면역·혈관 질환 원인과 치료법
쉽게 피로한 갑상샘 기능저하증
손발이 차가운 레이노증후군
눈과 입 마르는 쇼그렌증후군
면역·혈관 질환 원인과 치료법
쉽게 피로한 갑상샘 기능저하증
손발이 차가운 레이노증후군
눈과 입 마르는 쇼그렌증후군
봄의 문턱인 3월이지만 여전히 쌀쌀한 날씨다. 차고 건조한 환절기 날씨에 유독 심한 추위를 느끼고 몸이 건조하다면 면역·혈관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갑상샘 기능저하증, 레이노증후군, 쇼그렌증후군 등이다. 면역에 이상이 생겨 갑상샘 기능이 떨어지면 심하게 추위를 탄다. 말초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레이노증후군이 있으면 찬물에 손발 등을 담글 때 통증을 호소한다. 면역 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을 앓으면 눈 입 등이 마른다. 심한 증상이 계속되면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차고 건조한 날씨에 증상이 더 두드러지는 면역·혈관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식욕 떨어지는데 체중 는다면 갑상샘 질환
갑상샘에서 나오는 호르몬은 몸에서 열을 내 체온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별다른 이유 없이 체온이 떨어진다면 갑상샘 기능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갑상샘이 제 역할을 못해 호르몬이 잘 나오지 않으면 체온 조절 기능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갑상샘 기능저하증은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된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2017년 갑상샘 기능저하증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여성 환자는 남성 환자보다 5배 이상 많았다.
갑상샘 기능저하증이 생기면 쉽게 피로를 느낀다. 몸이 나른해지고 의욕이 떨어진다. 추위를 지나치게 많이 타는 것도 주요 증상이다. 식욕이 줄지만 신진대사가 떨어져 체중은 오히려 늘어난다. 피부 머리카락이 거칠고 건조해지고 우울감, 기억력 감퇴 증상도 호소한다. 맥박이 느려지고 위장이 활발히 움직이지 않아 변비가 생긴다. 가임 여성이라면 월경과다를 호소하기도 한다. 정호연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샘 질환이 의심되면 정확한 호르몬 수준을 측정하고 질병의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며 “혈액 검사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고 했다.
진단을 통해 갑상샘 기능이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갑상샘 호르몬제를 통해 몸속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한다. 질환을 방치하면 고지혈증, 심장 질환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여성은 불임이 되거나 임신해도 태아가 제대로 자라지 못할 수 있다. 갑상샘이 약한 사람이 요오드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갑상샘 기능저하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든 해조류를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찬물에 손 담가도 통증 느끼는 레이노증후군
레이노증후군이 있어도 추위에 민감해진다. 추운 곳에 나가거나 찬물에 손발 등을 담그면 손가락 발가락 코 귀 끝부분 등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한다. 혈관이 쪼그라들어 피가 돌지 않으면 피부색이 하얗게 변하고 나중에는 파랗게 된다. 스트레스만으로도 이런 증상이 생긴다. 인구의 10% 정도가 레이노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여성은 임신 출산 등으로 호르몬 변화를 겪는 일이 많고 설거지, 빨래 등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찬물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다. 남성에게 없는 자궁, 난소 등이 있어 혈액이 필요한 몸속 기관이 많고 혈관이 가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레이노증후군이 있으면 추운 곳에 갔을 때 피부색이 파랗게 바뀐다. 찬물에 피부가 닿으면 통증을 호소한다. 손이 자주 저리고 중심체온과 손발의 온도가 2도 이상 차이난다. 손발이 유독 차갑다고 느껴진 지 2년이 넘었다면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레이노증후군은 핵의학 검사로 진단한다. 찬물에 손을 담근 뒤 방사성 동위원소 약물을 주사해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혈관을 확장하거나 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한다. 약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통증을 줄이기 위해 교감신경을 절단하는 수술도 한다. 약이 듣지 않는 중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레이노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가 추위에 자주 노출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 근육 등이 망가진다. 나중에는 혈액이 돌지 않아 피부가 헐고 손가락 발가락 조직이 죽는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손발을 절단해야 한다. 전신성 경화증, 루푸스(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류머티즘 관절염 등을 앓는 환자는 레이노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예방하려면 찬 곳을 피하고 추위에 노출될 때 장갑을 껴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말초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금연해야 한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추위에 노출될 때만 증상이 나타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환자가 많은데 증상이 심해지면 혈관이 막혀 살이 썩는 피부 괴사까지 일어날 수 있다”며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하고 평소 손발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각종 건조증 석 달 넘으면 쇼그렌증후군 의심
날씨가 건조할 때는 안구건조증이나 입마름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누구나 흔하게 겪는 증상이지만 건조증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심각한 피로감을 함께 호소한다면 난치성 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면역체계에 문제가 발생해 면역계가 눈물샘 침샘 등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세포가 침샘 및 눈물샘 등을 공격하면 염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조직이 망가진다.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은 모른다.
쇼그렌증후군이 생기면 입이 마르는 증상을 호소한다. 입안이 까끌거리고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음식을 반드시 물과 함께 먹어야 할 정도다. 귀밑 침샘이 붓고 통증도 느낀다. 입안이 마르면 치아에도 문제가 생긴다. 치석이 쌓여 충치, 치주염도 많아진다. 눈이 건조해지면 뻑뻑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충혈, 눈부심도 흔한 증상이다. 피부건조증 증상도 많이 호소한다. 류머티즘 관절염, 레이노증후군, 간질성 폐렴, 신경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침 분비 기능과 눈물샘 기능을 확인하는 영상 검사, 자가 항체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 침샘 조직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40대 이상 여성 중 3개월 이상 구강건조나 안구건조 증상이 계속되고 피로감, 관절염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쇼그렌증후군은 완치법이 없다. 환자는 몸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무설탕 껌을 씹거나 사탕을 먹어 입속에 침이 돌도록 해야 한다. 건조증 증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감기약, 항우울제, 혈압약, 수면제 등을 복용할 때는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정호연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식욕 떨어지는데 체중 는다면 갑상샘 질환
갑상샘에서 나오는 호르몬은 몸에서 열을 내 체온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별다른 이유 없이 체온이 떨어진다면 갑상샘 기능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갑상샘이 제 역할을 못해 호르몬이 잘 나오지 않으면 체온 조절 기능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갑상샘 기능저하증은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류된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2017년 갑상샘 기능저하증으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여성 환자는 남성 환자보다 5배 이상 많았다.
갑상샘 기능저하증이 생기면 쉽게 피로를 느낀다. 몸이 나른해지고 의욕이 떨어진다. 추위를 지나치게 많이 타는 것도 주요 증상이다. 식욕이 줄지만 신진대사가 떨어져 체중은 오히려 늘어난다. 피부 머리카락이 거칠고 건조해지고 우울감, 기억력 감퇴 증상도 호소한다. 맥박이 느려지고 위장이 활발히 움직이지 않아 변비가 생긴다. 가임 여성이라면 월경과다를 호소하기도 한다. 정호연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샘 질환이 의심되면 정확한 호르몬 수준을 측정하고 질병의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며 “혈액 검사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고 했다.
진단을 통해 갑상샘 기능이 떨어졌다고 판단되면 갑상샘 호르몬제를 통해 몸속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한다. 질환을 방치하면 고지혈증, 심장 질환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여성은 불임이 되거나 임신해도 태아가 제대로 자라지 못할 수 있다. 갑상샘이 약한 사람이 요오드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갑상샘 기능저하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든 해조류를 지나치게 많이 먹는 것은 삼가야 한다.
찬물에 손 담가도 통증 느끼는 레이노증후군
레이노증후군이 있어도 추위에 민감해진다. 추운 곳에 나가거나 찬물에 손발 등을 담그면 손가락 발가락 코 귀 끝부분 등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한다. 혈관이 쪼그라들어 피가 돌지 않으면 피부색이 하얗게 변하고 나중에는 파랗게 된다. 스트레스만으로도 이런 증상이 생긴다. 인구의 10% 정도가 레이노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다. 여성은 임신 출산 등으로 호르몬 변화를 겪는 일이 많고 설거지, 빨래 등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찬물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다. 남성에게 없는 자궁, 난소 등이 있어 혈액이 필요한 몸속 기관이 많고 혈관이 가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레이노증후군이 있으면 추운 곳에 갔을 때 피부색이 파랗게 바뀐다. 찬물에 피부가 닿으면 통증을 호소한다. 손이 자주 저리고 중심체온과 손발의 온도가 2도 이상 차이난다. 손발이 유독 차갑다고 느껴진 지 2년이 넘었다면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레이노증후군은 핵의학 검사로 진단한다. 찬물에 손을 담근 뒤 방사성 동위원소 약물을 주사해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이후 혈관을 확장하거나 수축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한다. 약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통증을 줄이기 위해 교감신경을 절단하는 수술도 한다. 약이 듣지 않는 중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레이노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가 추위에 자주 노출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피부 근육 등이 망가진다. 나중에는 혈액이 돌지 않아 피부가 헐고 손가락 발가락 조직이 죽는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손발을 절단해야 한다. 전신성 경화증, 루푸스(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류머티즘 관절염 등을 앓는 환자는 레이노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예방하려면 찬 곳을 피하고 추위에 노출될 때 장갑을 껴야 한다. 담배를 피우면 말초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금연해야 한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추위에 노출될 때만 증상이 나타나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환자가 많은데 증상이 심해지면 혈관이 막혀 살이 썩는 피부 괴사까지 일어날 수 있다”며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하고 평소 손발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각종 건조증 석 달 넘으면 쇼그렌증후군 의심
날씨가 건조할 때는 안구건조증이나 입마름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누구나 흔하게 겪는 증상이지만 건조증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심각한 피로감을 함께 호소한다면 난치성 질환인 쇼그렌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쇼그렌증후군은 면역체계에 문제가 발생해 면역계가 눈물샘 침샘 등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면역세포가 침샘 및 눈물샘 등을 공격하면 염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조직이 망가진다. 아직 명확한 발병 원인은 모른다.
쇼그렌증후군이 생기면 입이 마르는 증상을 호소한다. 입안이 까끌거리고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음식을 반드시 물과 함께 먹어야 할 정도다. 귀밑 침샘이 붓고 통증도 느낀다. 입안이 마르면 치아에도 문제가 생긴다. 치석이 쌓여 충치, 치주염도 많아진다. 눈이 건조해지면 뻑뻑하고 이물질이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충혈, 눈부심도 흔한 증상이다. 피부건조증 증상도 많이 호소한다. 류머티즘 관절염, 레이노증후군, 간질성 폐렴, 신경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침 분비 기능과 눈물샘 기능을 확인하는 영상 검사, 자가 항체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검사, 침샘 조직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40대 이상 여성 중 3개월 이상 구강건조나 안구건조 증상이 계속되고 피로감, 관절염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쇼그렌증후군은 완치법이 없다. 환자는 몸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무설탕 껌을 씹거나 사탕을 먹어 입속에 침이 돌도록 해야 한다. 건조증 증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는 감기약, 항우울제, 혈압약, 수면제 등을 복용할 때는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정호연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