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왼쪽)와 박성현이 1일 싱가포르 센토사GC에서 열린 LPGA투어 HSBC월드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각각 5번홀과 3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박인비(왼쪽)와 박성현이 1일 싱가포르 센토사GC에서 열린 LPGA투어 HSBC월드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각각 5번홀과 3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한국 여자 골프를 대표하는 ‘원투펀치’가 살아나고 있다. 박성현(26)이 버티는 사이 이번엔 ‘골프 여제’ 박인비(31)가 순위를 끌어올리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톱랭커들이 총출동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HSBC월드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에서다.

박인비는 1일 싱가포르 센토사GC(파72·6718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잡는 동안 보기는 2개로 막아 3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5언더파 139타로 선두 에이미 올슨(7언더파 137타·미국)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다. 박성현은 버디 5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4언더파 140타로 공동 7위를 기록해 이틀 연속 톱10 자리를 지켰다. 박인비는 지난해 3월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 이후 1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박성현은 지난해 8월 인디위민인테크챔피언십 이후 반년 만의 우승 도전이다.

박성현 버티는 사이 박인비 도약

박인비와 박성현은 한국 골프를 대표하는 선수다. 커리어에선 LPGA투어 메이저대회 7승을 포함해 19승을 거두고 있는 박인비의 압승이다. 하지만 박인비가 잔 부상 등으로 고생하는 동안 박성현은 지난해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 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빈자리를 채웠다.

박인비와 박성현이 이틀 연속 활약을 이어가면서 5개 대회 만에 한국 선수들의 시즌 3승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지은희(33)와 양희영(30)의 우승으로 올시즌 4개 대회 만에 2승을 합작했다.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2015년과 2017년 기록한 K골퍼 단일시즌 최다승인 15승을 넘어설지 여부에 골프팬의 관심이 쏠려 있다.

시즌 첫 대회를 치르고 있는 박인비는 출전을 앞두고 “이 대회를 통해 실전감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2015·2017년) 경험이 있는 그는 1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공동 13위로 이미 적응을 마친 듯한 모습이었다. 2라운드에선 샷감이 다소 흔들리기도 했으나 위기 순간을 쇼트 게임으로 넘겼다.

박인비는 이날 4번홀을 보기로 출발했으나 5번홀에서 버디로 타수를 만회했다. 파4홀인 6번홀에선 송곳 같은 아이언 샷으로 약 2m 거리에 공을 떨어뜨렸고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후반에도 11번홀 버디와 12번홀 보기로 타수를 유지하더니 13번홀과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2타를 더 줄였다.

박성현은 샷 난조 속에서도 283야드의 장타를 뿜으며 1타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전반 9개 홀에서 송곳 아이언 샷으로 버디만 4개를 잡아 한때 선두로 치고 나갔다. 4개의 버디 모두 4m 이내에 붙을 정도로 정확도가 일품이었다. 후반 들어 급격히 샷이 흔들렸고 결국 보기 4개(버디 1개 포함)를 범했지만 상위권 순위를 지켜 남은 2개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세계 1~3위 삼국지 싸움도 여전

현재 세계랭킹 2위 박성현의 라이벌이자 1위인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3위 호주 동포 이민지(23)도 이틀 연속 타수를 줄이며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쭈타누깐은 이날 그린을 다섯 번 놓칠 정도로 아이언 샷이 도와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타를 줄였고 중간 합계 5언더파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이민지도 이날 1타를 줄여 5언더파로 쭈타누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전인지(25)와 김효주(24)도 이날 1타를 줄여 이틀 합계 3언더파 141타 공동 10위에서 선두를 추격하고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