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法·경제학→이공계열…시대 흐름따라 달라진 총장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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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후 70년, 총장 전공 변천史
해방후 70년, 총장 전공 변천史
이공계열 출신 대학 총장의 비중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높아져왔다. 한국경제신문이 고려대 연세대 등 국내 10개 주요 사립대와 서울대 부산대 등 10개 주요 국공립대를 시대별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 1950년대까지 10%에도 미치지 못하던 이공계열 출신 총장 비중은 현재 절반까지 증가했다.
1945년 광복 직후부터 1950년대까지는 문과계열 출신 총장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 시기는 20개 주요 대학이 전문학교나 단과대학 등에서 종합대학으로 승격하기 시작하던 때다. 현재의 종합대학 체제에서 새로 취임한 총장은 26명에 불과했다. 26명의 신임 총장 중 문과계열 학문을 전공한 총장이 15명에 달했다. 반면 의학 등을 제외한 순수 이공계열 출신 총장은 2명으로 전체 총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6%에 그쳤다.
이 시기엔 특히 철학을 전공한 총장이 많았다. 1950년대까지의 총장 26명 중 7명이 철학과 출신이었다.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1957년 정식 출범한 연세대의 백낙준 초대 총장은 미국 예일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6년 성균관대 2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훈구 전 총장도 철학을 전공했다. 중앙대 이화여대 충남대 전북대도 철학을 전공한 교수가 초대 총장을 맡았다. 철학 다음으로는 법학을 전공한 총장이 5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현상윤 고려대 초대 총장과 이선근 성균관대 3대 총장은 역사학을 전공했다.
경제개발·군사독재 시절인 1960~1970년대에는 이공계열 출신 총장이 소폭 증가했다. 이 시기 20개 대학에서 새로 취임한 총장은 모두 76명으로, 이 중 이공계열 출신은 11명이었다. 전체 총장에서 이공계열 출신 총장 비율은 14.4%로 1950년대까지의 이전 시기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이 시기에는 철학·법학 일변도였던 과거와는 달리 정치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 전공 출신 총장이 다수 등장했다. 법학 전공 총장이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제학이 9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철학 전공 총장은 4명에 불과해 이전 시기보다 크게 줄었다.
1980~1990년대에도 이공계 출신 총장은 꾸준히 증가했다. 이 시기 새로 취임한 대학 총장은 모두 88명이었다. 이 중 이공계열 출신은 18명으로 전체 총장에서 20.4%를 차지했다.
2000년대 이후론 이공계열 출신 총장 비율이 본격적으로 크게 늘어났다. 2000년부터 2010년대까지 주요 20개 대학에 새로 취임한 총장 85명 중 이공계열 출신은 28명으로 전체의 32.9%에 달했다. 특히 올해 들어 이공계열 출신 교수가 신임 총장으로 잇달아 선임되면서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현재 20개 대학 총장 중 이공계열 출신 총장은 10명으로 그 비율이 50%다. 과거 ‘소수파’에서 말 그대로 ‘대세’가 된 셈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1945년 광복 직후부터 1950년대까지는 문과계열 출신 총장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이 시기는 20개 주요 대학이 전문학교나 단과대학 등에서 종합대학으로 승격하기 시작하던 때다. 현재의 종합대학 체제에서 새로 취임한 총장은 26명에 불과했다. 26명의 신임 총장 중 문과계열 학문을 전공한 총장이 15명에 달했다. 반면 의학 등을 제외한 순수 이공계열 출신 총장은 2명으로 전체 총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6%에 그쳤다.
이 시기엔 특히 철학을 전공한 총장이 많았다. 1950년대까지의 총장 26명 중 7명이 철학과 출신이었다. 연희전문학교를 거쳐 1957년 정식 출범한 연세대의 백낙준 초대 총장은 미국 예일대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56년 성균관대 2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훈구 전 총장도 철학을 전공했다. 중앙대 이화여대 충남대 전북대도 철학을 전공한 교수가 초대 총장을 맡았다. 철학 다음으로는 법학을 전공한 총장이 5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현상윤 고려대 초대 총장과 이선근 성균관대 3대 총장은 역사학을 전공했다.
경제개발·군사독재 시절인 1960~1970년대에는 이공계열 출신 총장이 소폭 증가했다. 이 시기 20개 대학에서 새로 취임한 총장은 모두 76명으로, 이 중 이공계열 출신은 11명이었다. 전체 총장에서 이공계열 출신 총장 비율은 14.4%로 1950년대까지의 이전 시기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이 시기에는 철학·법학 일변도였던 과거와는 달리 정치학 경제학 등 사회과학 전공 출신 총장이 다수 등장했다. 법학 전공 총장이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제학이 9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철학 전공 총장은 4명에 불과해 이전 시기보다 크게 줄었다.
1980~1990년대에도 이공계 출신 총장은 꾸준히 증가했다. 이 시기 새로 취임한 대학 총장은 모두 88명이었다. 이 중 이공계열 출신은 18명으로 전체 총장에서 20.4%를 차지했다.
2000년대 이후론 이공계열 출신 총장 비율이 본격적으로 크게 늘어났다. 2000년부터 2010년대까지 주요 20개 대학에 새로 취임한 총장 85명 중 이공계열 출신은 28명으로 전체의 32.9%에 달했다. 특히 올해 들어 이공계열 출신 교수가 신임 총장으로 잇달아 선임되면서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현재 20개 대학 총장 중 이공계열 출신 총장은 10명으로 그 비율이 50%다. 과거 ‘소수파’에서 말 그대로 ‘대세’가 된 셈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