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결렬 뒤 처음 모습 드러내…주석궁서 의장대 사열 등 환영행사
베트남 성대한 환영받은 김정은, '굳은 얼굴·지친 기색'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충격을 뒤로하고 베트남 공식친선방문 일정에 나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은 다소 지친 기색이었다.

베트남 정부는 1일 오후 공식친선방문을 시작한 김 위원장을 위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주석궁 앞에서 성대한 환영행사를 마련했다.

인공기와 베트남 금성홍기를 단 김 위원장의 전용차량이 이날 오후 3시 30분 하노이 바딘광장에 있는 베트남 주석궁에 도착했다.

어린이 수십 명이 양국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가운데 차 문이 열리고 김 위원장이 내렸다.

김 위원장은 기다리던 쫑 주석과 포옹하고 악수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화동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쫑 주석은 밝은 얼굴이었지만, 김 위원장은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무산 뒤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 행사가 처음이다.

군악대가 연주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 나란히 걸으며 베트남 의장대를 사열했는데, 손을 아래로 내려뜨려 힘이 없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의장대를 향해 김 위원장이 간단히 묵례하는 장면도 나왔다.

이어 양 정상은 의장대의 분열도 받는 등 성대한 환영행사가 이어졌다.

의장대는 대오를 맞춰 사열대 앞으로 행진하면서 '우로 봐' 경례를 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행사장에 도열한 베트남 측 인사들과 악수하면서는 예의 환한 미소를 되찾기도 했다.

또 환영나온 어린이들에게 말을 거는 듯한 모습으로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베트남 방문에 김 위원장을 수행한 김영철·리수용·오수용·김평해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김여정·김성남 당 제1부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등 북측 고위인사들도 행사장에 총출동해 쫑 주석과 인사를 나눴다.

노 인민무력상은 군 제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북한과 베트남 정상은 약 10분간의 환영행사를 마치고 나란히 계단을 올라 주석궁 안으로 향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날 주석궁 계단과 앞마당에 레드카펫을 깔고 상당한 규모의 의장대와 군악대를 동원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마련했다.

형식은 '공식친선방문'이지만, 55년 만에 자국을 찾은 북한 최고지도자를 국빈급으로 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거리에서도 인공기와 금성홍기를 든 시민들이 김 위원장의 공식방문 일정 시작를 환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