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우라늄진실공방' 17년만에 재발?…영변外 농축시설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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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차 북핵위기 발단…北, 2010년 영변 농축시설은 공개
美언론 '강선' 등 영변外 농축시설 의혹제기에 北 인정한적 없어
영변밖핵시설, 신고-검증 문제와 결부돼 北에 민감…대응 주목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미측이 '영변 이외 우라늄 농축시설'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002년 2차 북핵 위기의 빌미가 된 '우라늄 진실공방'이 17년 만에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직후 현지 기자회견에서 '영변 플러스 알파를 원했나'라는 질문에 "나오지 않은 것(북한 핵시설) 중에 저희가 발견한 것들도 있다"면서 '추가로 발견된 시설이 우라늄농축과 같은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볼 때 미측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측에 요구한 영변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에는 영변 외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도 포함됐던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개발 맥락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이란 천연우라늄(U-237 0.7%)에 포함된 핵물질인 U-235의 조성비를 원심분리기 등을 이용해 높여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만드는 공장이다.
과거 북미 협상 과정에서도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은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딜 브레이커'(협상의 결렬 요인)로 작용하곤 했다.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확보를 목적으로 UEP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2002년 10월이다.
당시 북한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원심분리기 제작에 쓰이는 고강도 알루미늄관의 통관 자료 등을 제시하며 의혹을 제기하자, 당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돼 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북한은 이듬해인 2003년 1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UEP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미국 측은 강 제1부상의 발언을 UEP에 대한 시인으로 받아들였고, 결국 2차 북핵 위기로 비화하면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는 백지화됐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시기는 2010년 11월이다.
북한은 당시 미국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초청해 영변 핵 단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주면서 2천대의 원심분리기를 설치,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핵무기 1기 제조에는 고농축 우라늄 25㎏ 정도가 필요하며, 이런 양을 생산하려면 750~1천개의 원심분리기를 1년 가동해야 한다.
이 정도의 시설은 180여평(600㎡)의 지하 공간에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우라늄 농축시설은 어렵지 않게 은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영변 이외 지역에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미국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지목한 영변 외 핵시설은 작년 미국 언론에 보도된 '강선' 우라늄 농축 의심시설일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작년 7월 워싱턴 소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를 인용해 북한이 영변 이외에 운영 중인 우라늄 농축시설은 '강성(송)'(Kangsong) 발전소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0년부터 운영된 이 발전소의 이름을 '강선'(Kangson)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 BBC방송도 북한에는 영변 외에도 최소 2개 이상의 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나는 아마도 강선 부근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현지 기자회견때 영변 외 핵시설과 관련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밝힌 것으로 볼 때, 북측은 미국이 영변 외 우라늄 농축시설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을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
실무협상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영변 외 핵시설 폐기 문제가 정상회담 자리에서 불거진 것이 합의문 없이 회담이 결렬되는데 일정한 영향을 주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북한은 미국 언론의 영변 외 우라늄농축시설 보도를 여태 한차례도 인정한 적이 없으나 미국은 정보 자산을 활용해 상당한 수준의 근거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공개 시설의 존재를 한번 인정할 경우 다른 비밀 시설의 존재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그것은 북한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핵 신고 및 검증의 문제로 직결될 수 있어 북한으로선 쉽게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있다.
영변 밖 우라늄농축시설 문제가 인화력이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보는 이유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 문제를 그냥 덮고 갈수도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5∼2007년 북핵 6자회담때 미측이 협상의 끊김을 막고자 북한이 부인하는 우라늄 문제를 사실상 옆으로 치워둔채 플루토늄만 다뤘다가 결국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 시설을 능가하는 수준의 우라늄 생산시설을 확보하도록 방치한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면 영변 외 핵시설, 특히 영변 외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 여부를 놓고 양측이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북핵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연합뉴스
美언론 '강선' 등 영변外 농축시설 의혹제기에 北 인정한적 없어
영변밖핵시설, 신고-검증 문제와 결부돼 北에 민감…대응 주목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미측이 '영변 이외 우라늄 농축시설'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002년 2차 북핵 위기의 빌미가 된 '우라늄 진실공방'이 17년 만에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직후 현지 기자회견에서 '영변 플러스 알파를 원했나'라는 질문에 "나오지 않은 것(북한 핵시설) 중에 저희가 발견한 것들도 있다"면서 '추가로 발견된 시설이 우라늄농축과 같은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볼 때 미측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측에 요구한 영변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에는 영변 외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도 포함됐던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개발 맥락에서 우라늄 농축시설이란 천연우라늄(U-237 0.7%)에 포함된 핵물질인 U-235의 조성비를 원심분리기 등을 이용해 높여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만드는 공장이다.
과거 북미 협상 과정에서도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은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딜 브레이커'(협상의 결렬 요인)로 작용하곤 했다.
북한이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HEU) 확보를 목적으로 UEP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혹이 처음 불거진 것은 2002년 10월이다.
당시 북한을 방문한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원심분리기 제작에 쓰이는 고강도 알루미늄관의 통관 자료 등을 제시하며 의혹을 제기하자, 당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그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돼 있다"고 '폭탄 발언'을 했다.
북한은 이듬해인 2003년 1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UEP의 존재를 부인했지만, 미국 측은 강 제1부상의 발언을 UEP에 대한 시인으로 받아들였고, 결국 2차 북핵 위기로 비화하면서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는 백지화됐다.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시기는 2010년 11월이다.
북한은 당시 미국 핵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를 초청해 영변 핵 단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주면서 2천대의 원심분리기를 설치, 가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핵무기 1기 제조에는 고농축 우라늄 25㎏ 정도가 필요하며, 이런 양을 생산하려면 750~1천개의 원심분리기를 1년 가동해야 한다.
이 정도의 시설은 180여평(600㎡)의 지하 공간에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우라늄 농축시설은 어렵지 않게 은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영변 이외 지역에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미국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지목한 영변 외 핵시설은 작년 미국 언론에 보도된 '강선' 우라늄 농축 의심시설일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작년 7월 워싱턴 소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를 인용해 북한이 영변 이외에 운영 중인 우라늄 농축시설은 '강성(송)'(Kangsong) 발전소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10년부터 운영된 이 발전소의 이름을 '강선'(Kangson)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 BBC방송도 북한에는 영변 외에도 최소 2개 이상의 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나는 아마도 강선 부근에 위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현지 기자회견때 영변 외 핵시설과 관련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밝힌 것으로 볼 때, 북측은 미국이 영변 외 우라늄 농축시설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을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
실무협상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영변 외 핵시설 폐기 문제가 정상회담 자리에서 불거진 것이 합의문 없이 회담이 결렬되는데 일정한 영향을 주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북한은 미국 언론의 영변 외 우라늄농축시설 보도를 여태 한차례도 인정한 적이 없으나 미국은 정보 자산을 활용해 상당한 수준의 근거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공개 시설의 존재를 한번 인정할 경우 다른 비밀 시설의 존재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그것은 북한이 예민하게 생각하는 핵 신고 및 검증의 문제로 직결될 수 있어 북한으로선 쉽게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있다.
영변 밖 우라늄농축시설 문제가 인화력이 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보는 이유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 문제를 그냥 덮고 갈수도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2005∼2007년 북핵 6자회담때 미측이 협상의 끊김을 막고자 북한이 부인하는 우라늄 문제를 사실상 옆으로 치워둔채 플루토늄만 다뤘다가 결국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 시설을 능가하는 수준의 우라늄 생산시설을 확보하도록 방치한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면 영변 외 핵시설, 특히 영변 외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 여부를 놓고 양측이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북핵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