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도이머이' 위해 세계은행·IMF '선행과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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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바꾼 경제학자 제안…"제재 속 외자유치 땅 고르기"
"민간주도·무역투자 수용·물가환율 안정 '삼박자 프로젝트'" 북한이 베트남식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의 사전 기술지원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달러는 북한 정권이 '베트남 모델'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며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3일 발간했다.
달러는 먼저 권위자로서 북한 관리들이 롤모델로 언급해온 베트남식 개혁인 '도이머이'(쇄신)가 북한에 적절한 선택이라고 판정했다.
그는 베트남이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자국 경제구조를 환골탈태할 때 세계은행에 몸담고 있으면서 베트남에 정책을 조언한 경력이 있다.
달러는 도이머이를 단순화하면 ▲민간이 주도하는 공간 마련 ▲무역·직접투자에 경제 개방 ▲물가 안정화와 무역을 위한 현실적 환율 설정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베트남과 비교할 때 북한은 도시와 농촌의 인구구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며 북한은 개혁을 크게 다른 쪽에서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달러는 상황이 달라도 개혁 의지가 있다면 이 같은 '베트남 모델'을 추진하는 게 포기하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달러는 북한이 당장 받아들일 수 있는 세부 모델로 1989년부터 1994년까지 이뤄진 국제 경제기구들의 기술지원을 거론했다.
당시 베트남은 현재 북한처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데다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호전적 관계를 이어갔으며 미국으로부터는 수출입 금지 제재를 받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방인 소련의 붕괴로 낙동강 오리알이 돼버린 베트남에 그나마 손을 내민 것은 국제 경제기구였다.
베트남은 당시 WB와 IMF의 회원국이긴 했으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거부 때문에 금융지원을 받지 못했다.
다만 WB와 IMF는 1989년부터 대표단을 보내 베트남 경제를 조사하고 현지 경제부처 관리들을 교육하는 데 대해서는 허가를 받았다.
달러는 "WB가 베트남에서 실시한 가장 유용한 일 가운데 하나는 통계부처를 돕는 것이었다"며 "1991∼1992년부터 전국 가계조사가 시행돼 빈곤과 사회진보에 대한 세심한 감시가 이후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대규모 금융지원을 받기 시작한 1994년까지 계속 WB로부터 교육·기술지원을 받았다.
달러는 베트남 경제가 미국의 무역제재와 해외지원 차단 속에서도 5년간 기술지원만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보 반 키엣 당시 베트남 총리가 1994년 WB 고위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지원을 더 일찍 받았다면 자금을 낭비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달러는 그때까지 정체된 베트남의 인프라 개선은 금융지원과 함께 속도를 냈고 첫 사업인 도로, 전력 프로그램에서도 괄목할 성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혜자의 경제정책에 따라 금융지원의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북한에도 이런 상황이 '베트남 모델'로서 뚜렷한 시사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는 "지금 WB와 IMF가 북한에 들어가 연구와 교육을 하는 게 설득력 있다"며 "북한 지도부가 개혁을 조금이라도 심각하게 여긴다면 사절단을 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 북한에 금융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면 자원이 잘 활용되고 북한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장하는 사전준비에 몇 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는 '베트남 모델'이 권위주의 국가로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을 강조하는 시각으로 보더라도 일단 북한의 선전을 기대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여러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험을 보면 민주화 없이 고소득 국가가 되는 것은 어려운 것을 넘어 아마도 불가능하다"며 "그래도 올바른 경제정책이 있다면 빈곤한 권위주의 국가가 중간 정도의 소득을 지닌 국가로 이동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민간주도·무역투자 수용·물가환율 안정 '삼박자 프로젝트'" 북한이 베트남식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의 사전 기술지원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달러는 북한 정권이 '베트남 모델'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며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3일 발간했다.
달러는 먼저 권위자로서 북한 관리들이 롤모델로 언급해온 베트남식 개혁인 '도이머이'(쇄신)가 북한에 적절한 선택이라고 판정했다.
그는 베트남이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자국 경제구조를 환골탈태할 때 세계은행에 몸담고 있으면서 베트남에 정책을 조언한 경력이 있다.
달러는 도이머이를 단순화하면 ▲민간이 주도하는 공간 마련 ▲무역·직접투자에 경제 개방 ▲물가 안정화와 무역을 위한 현실적 환율 설정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베트남과 비교할 때 북한은 도시와 농촌의 인구구성 등에서 차이가 있다며 북한은 개혁을 크게 다른 쪽에서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달러는 상황이 달라도 개혁 의지가 있다면 이 같은 '베트남 모델'을 추진하는 게 포기하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달러는 북한이 당장 받아들일 수 있는 세부 모델로 1989년부터 1994년까지 이뤄진 국제 경제기구들의 기술지원을 거론했다.
당시 베트남은 현재 북한처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데다가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호전적 관계를 이어갔으며 미국으로부터는 수출입 금지 제재를 받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방인 소련의 붕괴로 낙동강 오리알이 돼버린 베트남에 그나마 손을 내민 것은 국제 경제기구였다.
베트남은 당시 WB와 IMF의 회원국이긴 했으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거부 때문에 금융지원을 받지 못했다.
다만 WB와 IMF는 1989년부터 대표단을 보내 베트남 경제를 조사하고 현지 경제부처 관리들을 교육하는 데 대해서는 허가를 받았다.
달러는 "WB가 베트남에서 실시한 가장 유용한 일 가운데 하나는 통계부처를 돕는 것이었다"며 "1991∼1992년부터 전국 가계조사가 시행돼 빈곤과 사회진보에 대한 세심한 감시가 이후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하고 대규모 금융지원을 받기 시작한 1994년까지 계속 WB로부터 교육·기술지원을 받았다.
달러는 베트남 경제가 미국의 무역제재와 해외지원 차단 속에서도 5년간 기술지원만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보 반 키엣 당시 베트남 총리가 1994년 WB 고위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융지원을 더 일찍 받았다면 자금을 낭비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달러는 그때까지 정체된 베트남의 인프라 개선은 금융지원과 함께 속도를 냈고 첫 사업인 도로, 전력 프로그램에서도 괄목할 성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혜자의 경제정책에 따라 금융지원의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북한에도 이런 상황이 '베트남 모델'로서 뚜렷한 시사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는 "지금 WB와 IMF가 북한에 들어가 연구와 교육을 하는 게 설득력 있다"며 "북한 지도부가 개혁을 조금이라도 심각하게 여긴다면 사절단을 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시점에 북한에 금융지원이 이뤄질 것이라면 자원이 잘 활용되고 북한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보장하는 사전준비에 몇 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는 '베트남 모델'이 권위주의 국가로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을 강조하는 시각으로 보더라도 일단 북한의 선전을 기대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는 "여러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험을 보면 민주화 없이 고소득 국가가 되는 것은 어려운 것을 넘어 아마도 불가능하다"며 "그래도 올바른 경제정책이 있다면 빈곤한 권위주의 국가가 중간 정도의 소득을 지닌 국가로 이동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