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메시지 전달→주제별 심층토론 전환…"회장 말고 대표로 불러달라"
구광모 '실용주의'…LG 임원세미나, 월례포럼으로 바뀐다
LG그룹이 매년 4차례 진행하던 분기별 임원 세미나를 월례포럼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그룹 총수 겸 지주회사 대표이사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소통을 강조하면서 보여온 '실용주의 경영' 기조의 연장선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재계 등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해 5월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분기별 정기 임원세미나를 잠정 중단했으며, 이번달부터는 그 대신 한 달에 한차례 'LG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1998년 4월 처음 시작된 'LG 임원세미나'는 구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분기마다 개최하는 그룹 차원의 정례 행사였다.

주로 임원들이 모여 구 회장으로부터 경영 메시지를 전달받고 명사 초청 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일각에서는 다소 형식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달 시작하는 월례 'LG 포럼'은 최신 경영 트렌드를 학습하는 동시에 임원간 소통 기회를 갖는다는 임원세미나의 본래 취지를 살릴 필요가 있다는 구광모 회장의 제안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LG경제연구원이 매달 국내외 경영환경 변화와 산업 트렌드, 사회 현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럼 주제를 정하고 관련 전문가를 초청하게 되며, 주제별로 관련성이 큰 임원들이 집중적으로 초청돼 강연을 듣고 심층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광모 회장의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매번 참석하기보다는 일정과 주제에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전문가 강연과 임원 토론을 통해 학습의 깊이를 더하자는 취지에 따른 것으로, 구 회장이 취임 후 보여온 소탈하고 실용적인 행보와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 회장은 그룹 내에서 자신을 지칭하는 명칭을 '회장'이 아닌 '대표'로 해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하는가 하면 올해 시무식을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개최하면서 임원뿐만 아니라 생산직, 연구직 등 다양한 직무의 직원 700여명을 초청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시무식의 경우 임직원들이 과거와 같은 정장 차림에서 벗어나 비즈니스캐주얼 차림으로 참석해 서로 자유롭게 인사를 나누는 방식으로 바뀌어 '구광모 시대'의 변화를 엿보게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