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항 혐의 발뺌…구속 영장 발부 여부 저녁께 결정
광안대교 충돌 선장 "사고 후 스트레스로 코냑 마셔"
항로를 이탈해 부산 광안대교를 충돌한 혐의를 받는 러시아 화물선 선장이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며 음주 항해 혐의를 부인했다.

러시아 화물선 선장 S(43)씨는 이날 오후 1시께 부산해경 유치장에서 출감해 부산지법으로 압송됐다.

오후 2시 30분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서다.

마스크와 후드 모자로 눈을 제외한 얼굴을 모두 가린 S씨는 해경 호송차에 오르기 전 취재진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소상하게 밝혔다.
광안대교 충돌 선장 "사고 후 스트레스로 코냑 마셔"
S씨는 해경이 적용한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부분 인정한다"면서도 음주 운항과 관련한 부분은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사고 발생 후 닻을 내린(앵커링) 이후 술을 마셨다"면서 "모든 선원이 이를 봤고 증명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고 후 술을 마신 이유에 대해서는 "스트레스를 받아 심장통이 컸다"면서 "코냑이 혈액순환에 좋다고 해서 코냑 1잔을 마셨다"고 덧붙였다.

S씨는 1차 요트사고 후 광안대교로 돌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더는 요트에 손상을 주지 않고, 어선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다리 쪽으로 향했다"면서 "사고 후 바로 VTS에 교신해 사고가 났다고 보고했고, 지원을 바란다고도 했다"고 주장했다.
광안대교 충돌 선장 "사고 후 스트레스로 코냑 마셔"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5천998t) 선장 S씨는 지난달 2월 28일 오후 3시40분께 혈중알코올농도 0.086% 상태로 배를 몰아 계류장에 정박 중이던 요트 등 선박 3척을 들이받은 뒤 광안대교 교각과 충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로 요트에 승선 중이던 항해사를 포함한 3명이 갈비뼈 골절 등 상처를 입었다.

또 요트 2척과 바지선, 그리고 광안대교 10∼11번 사이 교각 하판이 파손됐다.

해경은 사고 당시 조타사가 조타기를 잡았으나, 조타실을 총괄하고 선박 운항을 책임지는 선장이 술을 마신 것과 관련해서는 음주 운항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 선장의 해명과 달리 부산해경은 S씨 혈중알코올농도를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해 역산한 결과, S씨가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해경은 S씨가 음주상태에서 판단이 흐려져 항로변경과 후진을 제때 하지 못한 게 결정적인 사고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S씨에 대한 구속 영장 발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