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다윈 대표가 즉석조리기 ‘라조’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김기만 기자
이상철 다윈 대표가 즉석조리기 ‘라조’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김기만 기자
라면은 치킨과 함께 여름철 한강 공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다. 편의점에 있는 기계로 라면을 끓이는 장면이 예능 프로그램에 여러 차례 등장하면서 사람들 관심도 높아졌다. 봉지라면을 전용 용기에 끓여 먹는 방식을 두고 ‘즉석 조리기’, ‘라면 조리기’ 등으로 부른다.

한강 공원과 편의점 등에서 볼 수 있는 즉석 조리기(라면 조리기)를 만드는 국내 업체는 5개 이상 된다. 이상철 다윈 대표가 개발한 즉석 조리기인 ‘라조(LAZO)’도 그중 하나다. 다윈은 라면조리기 1세대 업체로 국내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위생 문제를 염려하는 소비자 성향을 고려해 조리를 직접 할 수 있는 즉석 조리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누구나 쉽게 끓여 먹도록 설계

라조는 즉석 조리기다. 전용 종이 용기에 라면을 넣고 기계 위에 올려 두면 끓일 수 있다. 버튼을 누르면 끝이다. 평균 조리 시간은 4분 내외이다. 이 대표는 “약 80℃를 유지하는 따뜻한 물이 조리기에서 나와 조리를 시작한다”며 “종이 내부에 코팅된 알루미늄이 인덕션에 반응해 물을 빠르게 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수기와 인덕션의 기능이 하나로 결합한 형태다.

다윈의 라조는 공간이 좁은 편의점 등에서 선호도가 높다. 언뜻 보면 일반 정수기로 착각할 만큼 디자인에도 신경 썼다. 세븐일레븐을 비롯해 전국 편의점, PC방 등에 2000대 이상의 라조가 설치돼 있다. 이 대표는 “가스레인지를 설치하기 힘든 고시원이나 상업 시설에서도 라조를 활용해 끓여 먹는 조리가 가능하다”며 “올 상반기 설치 대수 3000대를 넘길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품 보급 초기부터 안전성과 사후 관리 등에 공을 들였다.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 점주들을 위해 애프터서비스(AS) 시간을 최대한 단축했다. 고장 접수부터 수리까지 걸리는 시간이 하루를 넘지 않도록 했다. 사업 초기부터 콜센터를 운영하고, 서비스 센터를 전국 27개로 구축했다.

통신 가능한 똑똑한 조리기로 진화

'다윈', 간편해야 맛있다…한강 편의점 접수한 '즉석조리기 라조'
라조는 라면 소비가 많은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대만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1000대 이상씩 수출했다. 일본과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동아시아는 면을 소재로 한 요리가 발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편의점이 발달한 지역부터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인스턴트 라면협회(WINA)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소비량은 73.7개(2017년 기준)로 세계 1위다. 2위는 베트남(53.5개), 3위는 네팔(51.1개) 였다.

라면을 비롯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기회다. 다윈은 여러 식품 업체들과 협력해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군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올 4월에는 전용 라볶이 제품도 출시한다. 이 대표는 “터치 스크린과 통신칩을 장착한 신제품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며 “전자레인지처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조리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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