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수 850만 명, 수신상품 잔액 16조5000억원, 대출상품 잔액 4조3000억원….’

신한은행이 작년 2월 말 선보인 통합 모바일 플랫폼 ‘쏠(SOL)’이 지난 1년간 거둔 성과다. ‘쏠’은 신한은행이 신한S뱅크, 써니뱅크 등 6개로 나눠 운용해오던 앱(응용프로그램을)을 통합한 것. 카카오뱅크 돌풍에 자극받아 위성호 행장이 통합 실험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쏠’이 카카오뱅크 못지않은 성과를 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쏠의 가입자는 작년 말 800만 명을 돌파해 현재 850만 명에 이른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1년6개월 만에 800만 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해 ‘쏠’의 가입자가 더 빨리 늘었다고 신한은행은 분석했다. 신한은행은 하루 1만 명씩 가입자가 늘어 오는 4월께 1000만 명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쏠’을 통한 수신이 16조5000억원으로 카카오뱅크 11조원 수준을 크게 웃돈다는 것에 고무돼 있다. ‘쏠편한 선물하는 적금’ ‘작심삼일 적금’ 등 ‘쏠’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전용 신상품도 ‘쏠’의 선전을 거들었다. ‘적금을 선물한다’는 개념으로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쏠편한 선물하는 적금’은 출시 1년 만에 26만여 계좌, 2500억원어치가가 판매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바꾼 데다 프로야구 투표, 아이돌그룹 워너원 모델 기용 등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에서 ‘쏠’을 통한 하루평균 이체 건수는 211만 건이다. 기존 신한S뱅크 때보다 약 2.7배 늘었다. 신한은행은 상담원과의 영상통화 없이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신분증 사진 및 안면을 인식해 실시간 본인 인증이 가능한 비대면 실명확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쏠’을 이용한 대출이 카카오뱅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은 신한은행의 숙제로 파악됐다.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대출은 10조원으로 ‘쏠’의 4조300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신한은행은 카카오뱅크를 완전히 넘어서기 위해 ‘쏠’ 출시 1년을 맞아 고도화작업에 나섰다. 이 은행 관계자는 “금융업무는 물론 부동산 정보(쏠랜드)와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맞춤형 자산관리(쏠리치), 계좌결제 플랫폼(쏠페이) 등 다양한 기능을 ‘쏠’에 적용했다”며 “1000만 명이 이용하는 생활금융플랫폼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