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
임성재
생애 첫 승 기대감을 키웠던 ‘루키’ 임성재(21)가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첫 공동선두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임성재는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 챔피언스코스(파70·7125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혼다클래식(총상금 680만달러) 3라운드를 7오버파 77타로 마쳤다. 3라운드 중간합계 1오버파 공동 51위다. 전날 공동 선두였던 순위가 50계단이나 뒷걸음질 쳤다. 우승 경쟁에선 사실상 멀어진 성적이다. 선두는 중간합계 7언더파를 기록한 또 다른 루키 윈덤 클락(미국)이다. 임성재에겐 8타 앞서 있다. 임성재는 전날 2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4타를 쳤다. 2라운드 선수 중 베스트 스코어였다. 하루 사이 타수 진폭이 13타가 났다.

임성재는 3라운드에서 공동선두인 키스 미첼(미국)과 마지막 조로 티오프했다. 선두 티오프가 처음인 탓인지 초반부터 샷이 흔들렸다. 2번홀(파4)에서부터 더블보기가 나왔다. 티샷을 어이없이 왼쪽으로 당겨 쳐 공을 물에 빠뜨렸다. 4온 2퍼트. 5번홀(파3)에서도 샷이 왼쪽으로 당겨져 보기를 범했다. 7번(파3), 9번(파4)홀에선 퍼팅이 흔들리며 보기가 잇달았다.

후반에도 버디는 한 개도 잡아내지 못한 채 보기 2개를 더 내줬다. 12번(파4), 16번(파4)홀에서 2m 안팎의 파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임성재는 2부투어인 웹닷컴 투어 상금왕으로 이번 시즌 정규 투어에 입성했다. 그동안 12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두 번 진입하는 등 성적이 괜찮았다. 앞서 열린 2개 대회에서 커트 탈락해 분위기가 식는 듯했지만 이번 대회 2라운드 공동선두로 우승 경쟁에 곧바로 뛰어들어 상승 무드의 불씨를 다시 살렸다. 하지만 이날 심리적 압박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우승 도전을 사실상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경훈
이경훈
임성재의 빈자리는 이경훈(28)이 메웠다. 이경훈은 이날 2타를 추가로 줄여 6언더파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라운드를 6위로 시작한 그는 2라운드에서 4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뒤 사흘째에도 2계단을 높여 선두를 압박했다. 티샷과 어프로치가 모두 정교했다. 버디 퍼트를 대다수 2~18야드 범위에서 시도해 4개를 잡아냈다. 5번(파3), 6번(파4)홀에서 각각 2야드, 4야드짜리 짧은 파퍼트를 놓친 게 아쉬웠다. 임성재와 함께 2부 웹닷컴 투어를 거쳐 올라온 이경훈은 이번 시즌 제네시스오픈 공동 25위가 최고 성적이다.

한편 이번 대회는 메이저 대회만큼 코스가 어렵기로 악명 높다. ‘베어트랩’이란 이름이 붙은 15번(파3), 16번(파4), 17번(파3)홀이 대표적인 고난도 홀이다. 이미 여러 ‘강호’들이 본선에도 가보지 못한 채 커트 탈락했다. 애덤 스콧(호주)이 2라운드까지 3오버파를 쳐 일찌감치 짐을 쌌다. 지난해 챔피언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2라운드까지 2오버파를 기록해 턱걸이로 본선 무대에 발을 디뎠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