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 '안전자산 유턴'…달러·사모펀드로 年 5% 수익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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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경 머니로드쇼
(1) 부자들 안전자산으로 기울었다
(1) 부자들 안전자산으로 기울었다
‘주식, 신흥국 비중은 줄이고 채권과 미국 달러자산 등은 늘려 연 5~7% 수익률을 노린다.’
국내 5개 은행 프라이빗뱅커(PB) 50명이 한국경제신문 설문조사에서 공개한 고액 자산가들의 올해 투자 전략이다.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PB들은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투자 동향을 고려해 이번 설문조사에 답했다. PB들은 고액 자산가들이 미·중 통상 마찰 등 글로벌 경제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올해도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에 따라 안전자산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고액 자산가들
고액 자산가들이 올해 비중을 확대할 자산 1순위는 달러자산(달러채권·예금)이었다. 응답 비율은 20%였다. 채권형 상품이 18.3%를 기록했고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신탁(ELT) 등 지수 연동 상품이 15%로 뒤를 이었다. PB들은 고액 자산가들이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입을 모았다.
박병호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PB팀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변동성을 줄이는 게 자산가들의 전략 1순위”라며 “안전자산에 투자한 뒤 시장 변화를 살피자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원경 KEB하나은행 대치동PB센터장은 “올해도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예상돼 고액 자산가의 달러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자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도 달러 투자를 통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PB들은 국공채를 중심으로 한 채권 투자 역시 고액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꼽았다. PB들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전체 자산 가운데 채권형 상품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비중을 늘릴 자산으로 채권 및 채권형 펀드를 꼽은 비율은 18.3%에 달했다. 김희경 우리은행 도곡로지점 PB팀장은 “국내 경기 둔화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 채권에 투자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채권 중에서도 만기가 길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회사채가 편입된 채권형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PB들의 80%는 고액 자산가들이 기대하는 연간 수익률이 5~7%라고 답했다. PB들은 고액 자산가들이 수익률 증대를 위해 사모펀드 활용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비중을 늘릴 자산으로 사모펀드를 꼽은 비중은 11.6%였다. 오정주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PB팀장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연 5%대 확정금리를 제공하고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절대수익형 사모펀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과 주식 투자엔 신중
PB들은 주식형 상품 투자는 올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 변동성이 큰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PB들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전체 자산 중 주식형 상품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비중을 줄일 자산으로도 개별 주식 및 주식형 펀드라는 응답이 48.2%로 1위를 차지했다.
송은영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PB팀장은 “국내 시장 자체가 내년까지 핑크빛을 띠긴 힘들어보이는 데다 115개월째 확장 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 경제 역시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신흥국 시장도 미·중 통상마찰 등 불확실성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PB들은 이 같은 국내외 투자 변수가 많아 고액 자산가들이 우량주를 제외한 주식형 상품 투자에는 신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올해 국내외 투자환경에서 가장 주목하는 변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27.7%)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중 통상마찰(19.1%), 금리 인상(15.6%), 국내 경기 부진(14.9%) 등의 순이었다. 고액 자산가들이 생각하는 적정 은퇴자금은 30억~50억원이라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억~30억원(28%), 50억원 이상(22%)의 순이었다.
지방 부동산 가격 떨어질 것
아파트 등 부동산시장 전망은 어두웠다. PB들은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고강도 규제 때문에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류상진 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대응해 부동산 비중을 축소하고 유동자산으로 갈아타는 고액 자산가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액 자산가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비중을 축소한 자산으로 부동산(20%)이 주식형 상품(57.6%)에 이어 두 번째로 꼽혔다. 올해 부동산 자산을 줄일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도 12%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평가는 엇갈렸다. 지방 부동산의 상승을 예상한 PB는 한 명도 없었지만,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는 올해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18%였다. 강남4구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30%였다.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80%를 차지했다.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상가,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처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응답이 81.8%로 가장 많았다. 박찬구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은 “부동산 투자가 아파트 투자에서 고정적인 임대수익이 있는 수익형 부동산 또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펀드 투자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투자 원칙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며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투기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국내 5개 은행 프라이빗뱅커(PB) 50명이 한국경제신문 설문조사에서 공개한 고액 자산가들의 올해 투자 전략이다.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PB들은 10억원 이상 자산가들의 투자 동향을 고려해 이번 설문조사에 답했다. PB들은 고액 자산가들이 미·중 통상 마찰 등 글로벌 경제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올해도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에 따라 안전자산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고액 자산가들
고액 자산가들이 올해 비중을 확대할 자산 1순위는 달러자산(달러채권·예금)이었다. 응답 비율은 20%였다. 채권형 상품이 18.3%를 기록했고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신탁(ELT) 등 지수 연동 상품이 15%로 뒤를 이었다. PB들은 고액 자산가들이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입을 모았다.
박병호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PB팀장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변동성을 줄이는 게 자산가들의 전략 1순위”라며 “안전자산에 투자한 뒤 시장 변화를 살피자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원경 KEB하나은행 대치동PB센터장은 “올해도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예상돼 고액 자산가의 달러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자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도 달러 투자를 통해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PB들은 국공채를 중심으로 한 채권 투자 역시 고액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꼽았다. PB들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전체 자산 가운데 채권형 상품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비중을 늘릴 자산으로 채권 및 채권형 펀드를 꼽은 비율은 18.3%에 달했다. 김희경 우리은행 도곡로지점 PB팀장은 “국내 경기 둔화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 채권에 투자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채권 중에서도 만기가 길지 않고 신용등급이 높은 우량 회사채가 편입된 채권형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PB들의 80%는 고액 자산가들이 기대하는 연간 수익률이 5~7%라고 답했다. PB들은 고액 자산가들이 수익률 증대를 위해 사모펀드 활용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비중을 늘릴 자산으로 사모펀드를 꼽은 비중은 11.6%였다. 오정주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PB팀장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연 5%대 확정금리를 제공하고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절대수익형 사모펀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과 주식 투자엔 신중
PB들은 주식형 상품 투자는 올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 변동성이 큰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때문에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PB들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전체 자산 중 주식형 상품 비중을 가장 많이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비중을 줄일 자산으로도 개별 주식 및 주식형 펀드라는 응답이 48.2%로 1위를 차지했다.
송은영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PB팀장은 “국내 시장 자체가 내년까지 핑크빛을 띠긴 힘들어보이는 데다 115개월째 확장 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 경제 역시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신흥국 시장도 미·중 통상마찰 등 불확실성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PB들은 이 같은 국내외 투자 변수가 많아 고액 자산가들이 우량주를 제외한 주식형 상품 투자에는 신중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올해 국내외 투자환경에서 가장 주목하는 변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27.7%)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중 통상마찰(19.1%), 금리 인상(15.6%), 국내 경기 부진(14.9%) 등의 순이었다. 고액 자산가들이 생각하는 적정 은퇴자금은 30억~50억원이라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억~30억원(28%), 50억원 이상(22%)의 순이었다.
지방 부동산 가격 떨어질 것
아파트 등 부동산시장 전망은 어두웠다. PB들은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고강도 규제 때문에 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류상진 신한PWM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대응해 부동산 비중을 축소하고 유동자산으로 갈아타는 고액 자산가가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고액 자산가들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비중을 축소한 자산으로 부동산(20%)이 주식형 상품(57.6%)에 이어 두 번째로 꼽혔다. 올해 부동산 자산을 줄일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도 12%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평가는 엇갈렸다. 지방 부동산의 상승을 예상한 PB는 한 명도 없었지만,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는 올해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18%였다. 강남4구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한 비중은 30%였다.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값이 하락하거나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80%를 차지했다.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상가, 빌딩 등 수익형 부동산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부동산 투자처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응답이 81.8%로 가장 많았다. 박찬구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은 “부동산 투자가 아파트 투자에서 고정적인 임대수익이 있는 수익형 부동산 또는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부동산펀드 투자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벤자민 그레이엄의 투자 원칙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며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투기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