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3일 오후 9시43분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지주회사 NXC 인수전이 카카오, 텐센트,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털 등의 대결로 압축됐다.

[단독] 넥슨 인수 후보, 5곳으로 압축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XC의 매각주관사인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 중 5개 업체를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했다. 카카오, 텐센트,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털 등 4곳과 해외 사모펀드(PEF) 1곳이 쇼트리스트로 뽑혀 실사 기회를 잡았다. 이번 예비입찰에 초청받지 못한 넷마블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미국 등 해외 전략적 투자자(SI)의 입찰 참여설 등이 나왔지만 쇼트리스트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 달간의 예비실사 이후 이르면 4월 초 본입찰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회장은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NXC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을 비롯해 10여 개 업체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NXC가 보유한 계열사 중 가상화폐거래소와 유모차업체 스토케 등은 김 회장이 재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넥슨 인수 후보, 5곳으로 압축
카카오·텐센트·MBK·베인…넥슨 인수 '빅게임'

NXC 인수전은 총 15조원 이상의 거래금액이 예상되는 만큼 독자 인수보다는 합종연횡을 통한 컨소시엄 구성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은 단독 응찰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인수후보 간 합종연횡이 더뎠지만 거래 과정에서 활발한 짝짓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앞서 있는 인수후보는 MBK파트너스-넷마블 컨소시엄과 카카오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텐센트와 베인캐피털 등은 독자 인수보다는 경쟁 상황을 지켜본 뒤 유력 인수후보의 컨소시엄에 합류하는 구도가 예상된다.

특히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의 움직임은 NXC 매각의 변수로 꼽힌다. 텐센트는 중국 내부 사정 때문에 대규모 해외 투자를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한 인수후보가 넥슨의 새 주인이 되는 것을 우려해 예비입찰에 응찰했지만 주요 주주로 있는 넷마블 혹은 카카오가 NXC를 인수하면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텐센트는 넷마블의 3대주주이자 카카오의 2대주주다.

베인캐피털은 일본 사정에 정통한 사모펀드(PEF)로 NXC 경영권 매각 이후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소수 지분을 공개 매수해야 할 경우 핵심 투자자로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메모리사업부에 투자할 때도 베인캐피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일본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외 금융회사 역시 대규모 인수합병(M&A) 장이 선 만큼 주요 인수후보에 활발히 줄서고 있다. 국내 은행과 증권사 등은 이미 MBK파트너스, 카카오, 베인캐피털 등에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 해외 은행들도 추후 일본 증시에서의 공개 매수 등을 위해 엔화나 달러 등을 대주겠다고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