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家) 맏사위 조운해 전 고려병원 이사장 별세
삼성그룹 창립자 이병철 선대 회장의 맏사위로 최근 별세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남편인 조운해 전(前)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이 지난 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조 전 이사장은 지난 1월 30일 별세한 이 고문의 남편이자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조 전 이사장은 경상도 명문가인 한양조씨 일문 조범석가(家)의 3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부친인 조범석 씨는 일찍이 금융계에 몸담아 대구금융조합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조씨 가문은 해방 이후 박사만 14명을 배출하는 등 경북 일대의 명문 집안으로 유명했다.시인 조지훈(본명 조동탁)도 조 전 이사장과 같은 가문 출신이다 .

조 전 이사장은 경북대 의대(옛 대구의전 )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학원에서 소아과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학교병원 근무를 시작으로 의료계에 뛰어들었다 .

조 전 이사장은 1948년 11월 박준규 전 국회의장의 소개로 이 고문을 아내로 맞았다.박 전 의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모친인 고(故) 박두을 여사의 조카다. 박두을 여사에게 자신의 경북중 1년 후배인 조 전 이사장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전 이사장은 삼성가 맏사위가 되었지만 끝까지 의료인 한길만을 걸어온 천상 의사였다.그는 결혼 후 고려병원 원장 및 이사장을 역임했다. 병원협회장과 아시아병원연맹 회장을 지내는 등 국내 의료계 발전에 일평생 헌신했다.

조 전 이사장은 모교인 경북대에 대한 사랑도 각별했다. 그는 경북대 총동창회장과 의과대학 총동창회장을 맡았다.은퇴 후에는 자신의 호를 딴 효석장학회를 설립,모교인 경북대 후배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조 전 이사장은 슬하에 조동혁 한솔케미칼 회장,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조옥형 씨, 조자형 씨 등 3남2녀를 두었다 .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이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8시30분이다.장지는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의 가족 묘역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