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빈집 비율 20% 속출…"지방은 이미 일본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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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빈집 비율 20%, 영암 19.3%
전국 126만 가구…대책 마련 시급
전국 126만 가구…대책 마련 시급
일부 지방에서 일본 수준까지 빈집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도심 집중 현상, 주택 노후화 등으로 사람이 살지 않는 집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인구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여 빈집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 빈집비율 14.3%…나주시는 20%
4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전남의 빈집 수는 10만9799가구다. 전남의 총 주택 수는 76만7825가구로 주택 수 대비 빈집비율이 14.3%를 기록했다.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빈집 비율이다. 일본의 전국 평균 빈집 비율(13.5%)보다 높다. 광역시인 광주도 빈집 수가 3만가구를 넘어섰다. 광주 빈집 수는 3만3569가구, 광주 총 주택 수는 50만8621가구로 주택 수 대비 빈집비율이 6.6%였다.
광주의 경우 단독주택 빈집이 5400여가구, 공동주택 빈집이 2만7000여가구였다. 구별로 보면 동구가 3만3266가구 중 빈집 2496가구로 빈집 비율(7.5%)이 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주택 수와 빈집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북구로 15만4667가구, 1만853가구로 빈집비율이 7%였다. 전남 단독주택 빈집 수는 5만7000여가구, 공동주택 빈집 수는 5만1000여가구였다.
전남에선 빈집 비율이 20%에 육박하는 곳들이 속출했다. 나주시의 경우 주택 수는 4만8326가구, 빈집수는 9643가구로, 빈집비율이 20%에 달했다. 영암군의 빈집 비율도 19.3%(빈집 수 4941가구)에 달했다. 주택 수와 빈집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여수시로 11만27가구 중 1만3504가구가 비어있으며 빈집비율은 12.3%였다.
전남지역에선 농촌 빈집 숫자가 2017년 많이 증가했다. 도내 농촌 빈집 수는 2014년 1만2669가구, 2015년 1만1478가구, 2016년 7054가구로 줄어들다가 2017년 9645가구로 다시 증가했다. ◆전국 빈집 126만가구…대책 마련 시급
빈집 증가 문제는 지방만의 얘기가 아니다. 서울에도 2만가구에 가까운 폐가가 있다. 슬럼화로 사람들이 빠져나가거나 재개발이 무산된 지역에서 빈집이 계속 생기고 있다. 2017년 기준 전국 빈집은 126만가구로 100가구 중 7가구 꼴이다.
빈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범죄 등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인천 서구의 낡은 연립주택에선 건물 철거작업 도중 백골화된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청주의 한 폐가 화재 현장에서 노숙인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방치되고 버려진 빈집은 주변 지역까지 슬럼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며 “범죄 발생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선제적인 빈집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도 빈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랫동안 방치된 빈집은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화재, 붕괴 위험 등에 노출되는 까닭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 집들까지 피해를 본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빈집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아키야뱅크(空き家バンク)’를 운영 중이다. 빈집 정보를 웹사이트에 게재해 매수, 매도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빈집으로 등록된 주택의 가격은 우리 돈 100만원 선에서부터 2억원대까지 다양하다. 공짜 집도 있지만 대부분 노후도가 심각해 수십만엔의 수리비를 투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전문 투자자들은 빈집 투자에 나섰다. 빈집을 헐값에 산 뒤 리모델링해 되파는 시도다. 하지만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그나마 활기가 있는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빈집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33년에는 전체 주택 중 빈집의 비율이 30.4%에 이를 전망이다. 3가구 중 1가구가 빈집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14년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2015년엔 마을·사람·일자리 재생 종합전략을 개정하는 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최진석/민경진 기자 iskra@hankyung.com
◆전남 빈집비율 14.3%…나주시는 20%
4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전남의 빈집 수는 10만9799가구다. 전남의 총 주택 수는 76만7825가구로 주택 수 대비 빈집비율이 14.3%를 기록했다.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은 빈집 비율이다. 일본의 전국 평균 빈집 비율(13.5%)보다 높다. 광역시인 광주도 빈집 수가 3만가구를 넘어섰다. 광주 빈집 수는 3만3569가구, 광주 총 주택 수는 50만8621가구로 주택 수 대비 빈집비율이 6.6%였다.
광주의 경우 단독주택 빈집이 5400여가구, 공동주택 빈집이 2만7000여가구였다. 구별로 보면 동구가 3만3266가구 중 빈집 2496가구로 빈집 비율(7.5%)이 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주택 수와 빈집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북구로 15만4667가구, 1만853가구로 빈집비율이 7%였다. 전남 단독주택 빈집 수는 5만7000여가구, 공동주택 빈집 수는 5만1000여가구였다.
전남에선 빈집 비율이 20%에 육박하는 곳들이 속출했다. 나주시의 경우 주택 수는 4만8326가구, 빈집수는 9643가구로, 빈집비율이 20%에 달했다. 영암군의 빈집 비율도 19.3%(빈집 수 4941가구)에 달했다. 주택 수와 빈집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여수시로 11만27가구 중 1만3504가구가 비어있으며 빈집비율은 12.3%였다.
전남지역에선 농촌 빈집 숫자가 2017년 많이 증가했다. 도내 농촌 빈집 수는 2014년 1만2669가구, 2015년 1만1478가구, 2016년 7054가구로 줄어들다가 2017년 9645가구로 다시 증가했다. ◆전국 빈집 126만가구…대책 마련 시급
빈집 증가 문제는 지방만의 얘기가 아니다. 서울에도 2만가구에 가까운 폐가가 있다. 슬럼화로 사람들이 빠져나가거나 재개발이 무산된 지역에서 빈집이 계속 생기고 있다. 2017년 기준 전국 빈집은 126만가구로 100가구 중 7가구 꼴이다.
빈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범죄 등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인천 서구의 낡은 연립주택에선 건물 철거작업 도중 백골화된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청주의 한 폐가 화재 현장에서 노숙인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방치되고 버려진 빈집은 주변 지역까지 슬럼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며 “범죄 발생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선제적인 빈집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도 빈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랫동안 방치된 빈집은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화재, 붕괴 위험 등에 노출되는 까닭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 집들까지 피해를 본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빈집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아키야뱅크(空き家バンク)’를 운영 중이다. 빈집 정보를 웹사이트에 게재해 매수, 매도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빈집으로 등록된 주택의 가격은 우리 돈 100만원 선에서부터 2억원대까지 다양하다. 공짜 집도 있지만 대부분 노후도가 심각해 수십만엔의 수리비를 투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전문 투자자들은 빈집 투자에 나섰다. 빈집을 헐값에 산 뒤 리모델링해 되파는 시도다. 하지만 수요가 제한적이어서 그나마 활기가 있는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빈집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2033년에는 전체 주택 중 빈집의 비율이 30.4%에 이를 전망이다. 3가구 중 1가구가 빈집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14년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2015년엔 마을·사람·일자리 재생 종합전략을 개정하는 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최진석/민경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