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치원을 정상 운영한다지만 언제 또 문을 닫는다고 할지 불안해요"
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광주지회가 개학연기 방침을 철회한 가운데 학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유치원에 등원시켰다.

당초 개학연기 투쟁에 동참하기로 한 광주 광산구 한 유치원도 이날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오전 8시께부터 교구를 든 유치원 선생님들이 속속 도착했고, 원생들에게 줄 우유와 간식 등이 배달됐다.

학부모들은 전날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유치원 측으로부터 정상 운영을 공지하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부랴부랴 아이들의 등원 준비를 시작했다.

아들의 손을 잡고 유치원에 온 한 학부모는 "맞벌이 부부인데 오늘 개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곤란한 상황이었다"며 "휴가를 쓰고 아이를 보려고 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유치원이 운영하는 통학버스를 타고 온 어린이들은 미세먼지 때문에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어린이들은 선생님의 인솔에 따라 옆자리 친구와 손을 꼭 붙잡고 유치원 건물로 들어갔다.

일부 어린이는 마중을 나온 선생님에게 손을 흔드는 등 유치원 등원이 즐거워 보였다.
하지만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학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 학부모는 "(유치원이) 집단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애들과 학부모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맞벌이인 사람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무책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고스란히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전해질 텐데 그게 아이들에게 영향이 미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수개월 전부터 이런 사태가 예견됐는데도 정부나 교육청이 대책도 없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해 이런 일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유치원 정상 운영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2인 1조로 현장에 나온 교육청과 구청 공무원들은 유치원 출입문을 개방했는지, 원아들이 등원하는지, 수업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기록했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159개 사립유치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개학일을 5~6일로 잡은 유치원을 제외하고 모두 정상 운영한 것으로 파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