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시한 연장 요청 타당성 없어 불승인…준비 없다가 막바지에 요구"
제주도, 국내 첫 영리병원 허가 취소 절차 발표


제주도는 4일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후 의료법에 따라 충분한 준비 기간을 줬지만 개원하지 않아 허가 취소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녹지 측의 개원시한 연장 요청에 대해서는 "개원을 위한 실질적 준비행위도 없고 협의도 거부하다가 개원시한 만료가 임박해 막바지에 요구한 것이라 타당성이 없다고 판단,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동우 정무부지사 등 제주도 관계자들의 설명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녹지국제병원, 충분한 준비 기간 줬으나 개원 안 해"
-- 녹지국제병원 개원 기간 연장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 의료법에 따라 개설허가 후 3개월간의 충분한 준비 기간을 부여했지만 녹지 측은 그동안 의사를 밝히지 않다가 막바지에야 연장을 요청했다.

조건부 허가 전에는 대안 마련을 위한 협의에 아무런 성의 없이 조속한 결정만 요구했다.

조건부 허가 후 병원 개원을 위한 실질적 준비행위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협의를 거부하다가 개원시한 만료가 임박해서야 계획을 새로 세우고 있으니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한 것은 타당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 녹지 측과 어떤 협의 있었나.

▲ 조건부 허가 전 공론조사위원회 권고를 설명하면서 비영리법인 전환 등의 대안을 제시했지만 녹지 측은 이를 거부하며 허가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비영리병원 전환, 병원 건물 매각 또는 타 용도 활용 등의 대안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거부했다.

지난달 14일에는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조건부 개설허가의 조건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개원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입장을 번복해왔다.

녹지 측이 허가 취소 처분과 관련된 입장이 있다면 앞으로 청문 절차에서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녹지국제병원, 충분한 준비 기간 줬으나 개원 안 해"
-- 청문 절차는.

▲ 오는 5일부터 청문주재관 선정과 처분 사전통지서(청문 실시통지) 교부 등을 거쳐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 절차에 본격 돌입한다.

청문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한 달 정도 걸린다.

청문주재관은 대학교수, 변호사, 공인회계사, 전직 공무원 중에 위촉하기로 했다.

-- 청문 과정의 쟁점은.

▲ 내국인 진료를 제한, 외국인만 대상으로 한 조건부 개설허가 부분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녹지 측이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조건부 개설허가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앞서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에서도 외국인 전용 영리병원으로 승인했다.

상급기관 승인에 따라 맞춰서 허가를 내준 것이기 때문에 이는 큰 문제로 보지 않고 있다.

판단은 법원이 내리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청문 결과가 나온 뒤 조치는.

▲ 청문 최종 결과를 검토, 청문주재관의 의견이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받아들이게 된다.

-- 녹지 측이 청문 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한다면.

▲ 청문 절차는 절차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 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소송을 제기한 부분은 전담 법률팀을 꾸려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며, 이와 별도로 청문은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실시할 방침이다.

-- 녹지 측이 헬스케어타운 투자를 포기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면.

▲ 헬스케어타운 사업 전체에서 녹지국제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작다.

병원 인허가 문제 때문에 헬스케어타운 사업 전반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 공무원의 현장 점검을 거부했다던데.

▲ 지난달 27일 현지 점검을 간 보건건강위생과 공무원의 출입을 제한하는 등 정당한 공무집행을 기피했다.

가보니 현관문이 잠겨 있었고, 전화로 협조를 요구하니 '오늘은 본사에서 협조하지 말도록 지시받았다'고 했다.

관계 공무원의 현장 점검을 거부한 것은 의료법에 따라 개설허가 취소 사유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처분도 검토할 계획이다.

-- 헬스케어타운 사업자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는 협의가 있었나.

▲ 지난 8월부터 현재까지 JDC 이사장이 공석이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앞으로 사업 파트너인 JDC와 녹지그룹 양자 간에 헬스케어타운의 향후 사업 방안을 논의하기 바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