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미세먼지, 답답한 가슴…잿빛 거리 지나 첫 등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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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학교 청정기 구비해야"…직장인들 "봄 날씨에 버스 창문도 못 열어"
사건팀 =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나흘 연속 이어진 4일 서울 시내가 또다시 희뿌연 먼지로 뒤덮였다.
월요일 아침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직장인은 물론 새 학기 첫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도 어느덧 '필수품'이 된 마스크로 철통 대비를 갖췄다.
4일 오전 9시 현재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1시간 평균 농도는 132㎍/㎥로 '매우나쁨' 기준(75㎍/㎥)을 훌쩍 넘겼다.
이날 오전 6시 서울 강남구에서는 농도가 161㎍/㎥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은 구름 없이 맑게 갠 하늘이었지만 시선을 조금만 내려도 탁한 먼지가 어김없이 시야를 방해했다.
먼지 속을 걸어야 하는 시민들은 숨이 막히는 듯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출근길 직장인들은 따뜻한 날씨로 가벼운 옷차림이었지만 너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서울 강남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박모(32)씨는 "마스크를 안 쓰고 나올 수가 없다"며 "봄이 왔는데 버스에서 창문조차 열 수 없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
차라리 비라도 왔으면 좋겠다"며 걸음을 옮겼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차량 2부제나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등 국내 대책보다 중국이 보내는 미세먼지를 어떻게 줄일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며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이민을 갈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새 학기 입학·개학을 맞이한 학교 주변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에서는 10명 중 8∼9명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먼저 학교에 도착한 '선배' 학생들은 끼리끼리 즐겁게 떠들며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고, 처음 학생이 된 초등학교 신입생들도 부모의 손을 잡고 생애 첫 등굣길을 걸었다.
마냥 즐거운 아이들과 달리 아이를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은 아이들 마스크를 다시 올바로 씌우는 등 신경 쓰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출근길에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로 아들(10)을 등교시켜주던 이모(36)씨는 "어른용, 어린이용 보건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놓고 요샌 매일같이 꺼내 쓰고 있다"며 "아직 학교에 공기청정기가 없다던데 마스크 쓰라고만 재촉할 게 아니라 필요한 장비는 돈이 좀 들더라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며 걱정했다.
4학년 딸과 2학년 아들을 데려다주러 나온 이모(40)씨는 "방학을 맞아서 애들을 데리고 외국을 다녀와 미세먼지가 이렇게나 심각한지 잘 몰랐다"며 "아이들을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학교에 공기청정기 같은 시설을 잘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2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정모(43)씨는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덜 추운 대신 미세먼지가 유독 기승을 부린 것 같다"며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도록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유치원에 7살 딸을 데려다준 이모(41)씨는 "차를 타고 오면서도 마스크를 썼다"며 "요즘 들어 외출할 때마다 딸이 기침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실외활동 자체를 아예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각 학교에서는 신입생 입학식도 열렸다.
서울 종로구의 재동초등학교는 강당에서 입학식을 했다.
비록 실내에서 열린 입학식이지만 미세먼지 마스크를 완전히 벗지 않고 귀에 걸어 둔 채 입학식에 참석한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재동초교 관계자는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에서 입학식을 연 것은 아니고 원래부터 입학식은 강당에서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손녀의 고사리손을 잡고 입학식에 참석한 구춘서(71) 씨는 "외손녀 입학식에 와서 기쁘고 뿌듯하다"며 "입학식 날 될 수 있으면 공기 질이 좋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월요일 아침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직장인은 물론 새 학기 첫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도 어느덧 '필수품'이 된 마스크로 철통 대비를 갖췄다.
4일 오전 9시 현재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1시간 평균 농도는 132㎍/㎥로 '매우나쁨' 기준(75㎍/㎥)을 훌쩍 넘겼다.
이날 오전 6시 서울 강남구에서는 농도가 161㎍/㎥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은 구름 없이 맑게 갠 하늘이었지만 시선을 조금만 내려도 탁한 먼지가 어김없이 시야를 방해했다.
먼지 속을 걸어야 하는 시민들은 숨이 막히는 듯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출근길 직장인들은 따뜻한 날씨로 가벼운 옷차림이었지만 너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서울 강남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박모(32)씨는 "마스크를 안 쓰고 나올 수가 없다"며 "봄이 왔는데 버스에서 창문조차 열 수 없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난다.
차라리 비라도 왔으면 좋겠다"며 걸음을 옮겼다.
직장인 이모(30)씨는 "차량 2부제나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등 국내 대책보다 중국이 보내는 미세먼지를 어떻게 줄일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며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이민을 갈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새 학기 입학·개학을 맞이한 학교 주변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학생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에서는 10명 중 8∼9명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쓴 상태였다.
먼저 학교에 도착한 '선배' 학생들은 끼리끼리 즐겁게 떠들며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고, 처음 학생이 된 초등학교 신입생들도 부모의 손을 잡고 생애 첫 등굣길을 걸었다.
마냥 즐거운 아이들과 달리 아이를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은 아이들 마스크를 다시 올바로 씌우는 등 신경 쓰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출근길에 아파트 단지 내 초등학교로 아들(10)을 등교시켜주던 이모(36)씨는 "어른용, 어린이용 보건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놓고 요샌 매일같이 꺼내 쓰고 있다"며 "아직 학교에 공기청정기가 없다던데 마스크 쓰라고만 재촉할 게 아니라 필요한 장비는 돈이 좀 들더라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며 걱정했다.
4학년 딸과 2학년 아들을 데려다주러 나온 이모(40)씨는 "방학을 맞아서 애들을 데리고 외국을 다녀와 미세먼지가 이렇게나 심각한지 잘 몰랐다"며 "아이들을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학교에 공기청정기 같은 시설을 잘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2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정모(43)씨는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덜 추운 대신 미세먼지가 유독 기승을 부린 것 같다"며 "아이들이 마음 놓고 뛰어놀 수 있도록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유치원에 7살 딸을 데려다준 이모(41)씨는 "차를 타고 오면서도 마스크를 썼다"며 "요즘 들어 외출할 때마다 딸이 기침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실외활동 자체를 아예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각 학교에서는 신입생 입학식도 열렸다.
서울 종로구의 재동초등학교는 강당에서 입학식을 했다.
비록 실내에서 열린 입학식이지만 미세먼지 마스크를 완전히 벗지 않고 귀에 걸어 둔 채 입학식에 참석한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재동초교 관계자는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에서 입학식을 연 것은 아니고 원래부터 입학식은 강당에서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손녀의 고사리손을 잡고 입학식에 참석한 구춘서(71) 씨는 "외손녀 입학식에 와서 기쁘고 뿌듯하다"며 "입학식 날 될 수 있으면 공기 질이 좋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