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팩토리 활용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대 공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적정 스마트팩토리 포럼’이 4일 서울대 시진핑홀에서 열렸다. 이재원 호전실업 상무(앞줄 오른쪽부터), 윤병동 원프레딕트 대표, 안성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팩토리 활용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대 공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한 ‘적정 스마트팩토리 포럼’이 4일 서울대 시진핑홀에서 열렸다. 이재원 호전실업 상무(앞줄 오른쪽부터), 윤병동 원프레딕트 대표, 안성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석종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개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기술적·재정적 한계에 부딪힌 중소·중견기업은 대기업과는 달리 꼭 필요한 기능만 갖춘 ‘적정 스마트팩토리’가 필요합니다.”

서울대 스마트팩토리 추진단장인 안성훈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4일 서울대 시진핑홀에서 열린 ‘적정 스마트팩토리 포럼’에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대해 중소·중견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싸늘하다”며 맞춤형 스마트팩토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교수에 따르면 ‘적정 기술’은 해당 지역의 환경·경제·사회 여건에 적합한 기술을 의미한다. 많은 돈이 들지 않고 쉽게 배워서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안 교수는 “최적의 기술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할 수 있다”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팩토리의 대중화는 적정 기술을 기반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中企 “설비에 큰 돈 쓰기 어려워”

적정 스마트팩토리 포럼은 중소·중견기업의 스마트팩토리 전략과 구축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서울대 공대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개최한 포럼이다.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한국형 적정 스마트팩토리 모델 비전 및 사례’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학계·연구기관·기업 등 각 분야 15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발표자들은 “중소·중견기업은 스마트팩토리의 개념을 너무 거창하게 보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태림산업의 오경진 부사장은 “최저임금, 해외 시장 침체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이 고도화된 스마트팩토리 설비에 많은 돈을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태림산업은 2016년부터 생산관리시스템(MES)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기존 공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에 집중했다”며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불필요한 비용은 줄여 이윤을 높이는 등 선별적으로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한 결과 기업 여건에 맞는 효과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의류업체인 호전실업은 적정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공장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전실업은 2017년부터 서울대와 산학협력을 맺고 의류 제작공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적정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테스트베드 필요”

이어진 토론에서는 구체적인 제언이 쏟아졌다. 이규봉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 부회장은 “업종에 따라 적정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여러 유형의 테스트베드(데모공장)를 제공해야 한다”며 “자동차·조선·전자 등 다양한 업종의 중소·중견기업이 스마트팩토리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직접 확인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의 MIT’로 불리는 독일 아헨공대처럼 산학협력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양지청 서울대 공대 책임연구원은 “대학은 기업과 연계해 스마트팩토리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이공계 인재를 키우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