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4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추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망도 제시했다. 올해는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무디스는 “한은이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하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지만 국내 경제 전망에 대한 기대가 악화됨에 따라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전문가들도 대부분 이런 전망에 동의하고 있다. 장재철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정책의 핵심 고려 요소인 경기와 물가 상황이 좋지 않아 올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출과 투자의 부진 흐름이 길어지고 있고 소비자물가도 올해 1.2% 오르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1.2%는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0%)는 물론 올해 전망치(1.4%)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은 역시 지난달 28일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국내 경기에 대해 “설비·건설 투자 조정이 이어지고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한은이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올릴 때 부동산 시장 과열과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 속도 등 명분이 있었지만 최근엔 이런 점도 상당 부분 해소돼 금리를 올릴 요인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2개월 연속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Fed)도 정책금리 인상 속도를 조정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민 연구원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Fed가 올 상반기에만 두 번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기관이 하반기 1~2회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