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유치원, 지도부 눈치 보느라 '참여하는 척'"
실패 예견된 '개학연기 투쟁'…한유총 이사장도 지침 안 지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4일 '개학연기 투쟁'을 펼쳤지만 소속 유치원 대다수가 참여하지 않거나 자체 돌봄을 제공하는 등 지도부 방침에 따르지 않으면서 '1일 투쟁'으로 끝났다.

이덕선 이사장이 소유한 유치원조차 자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유명무실'한 투쟁과 일선 유치원과의 불통으로 학부모 불안과 행정력 낭비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 이사장이 설립해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화성의 유치원은 이날 개학 연기에는 동참했지만 자체 돌봄서비스는 제공했다.

이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개학연기 투쟁을 선언하면서 돌봄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이 '투쟁 지침'을 어긴 셈이다.

한유총 안팎에서는 이번 개학 연기 투쟁이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 진작부터 흘러나왔다.

한 유치원 원장은 교육청이 개학 연기 조사에 나서자 "정상 개학할 예정이지만, 한유총 윗선에 걸리지 않게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지하는 개학 연기 유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려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한 학부모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이가 입학할 유치원에서 '정상 개학하는데 한유총 소속이라 개학 사실이 노출되면 안 돼 차량 운행은 어렵다'면서 '유치원 이름이 적힌 가방 대신 개인 가방을 준비해달라'고 공지했다"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지도부의 회유·협박에 윗선에는 참여한다고 보고했지만, 실제 개학 연기는 하지 않겠다는 유치원이 상당수였다"고 전했다.

이날 한유총의 '1일 투쟁' 때문에 약 1만명에 달하는 행정인력만 낭비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이날 모든 사립유치원에 교육청·주민센터·파출소 인력을 3인 1조로 보내 개학연기 여부를 확인하고 학부모와 학생 안내를 도왔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며 수일 내로 거취표명을 포함한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