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 닷새째 대전 나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가 세종·충남에 닷새째, 대전에 나흘째 이어진 5일 이 지역의 하늘은 원래의 빛을 잃은 채 온통 뿌연 먼지로 뒤덮였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연일 이어지면서, 도심 아파트와 빌딩은 미세먼지에 갇혀 형태만 어렴풋이 보일 정도였다.

직장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서 잔뜩 찌푸린 얼굴로 일터로 향했다.

평소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시민들도 재난 수준에 가까운 미세먼지에 이날만큼은 마스크를 챙겨 일터로 향했다.

미처 마스크를 챙기지 못한 시민은 스카프를 코까지 덮어쓰고서 종종걸음을 했다.

직장인 김 모(33) 씨는 "세상이 온통 회색빛이라 친구들끼리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민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며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다 보니 원래 3월의 하늘빛이 어땠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라 우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어린 자녀를 둔 시민들의 근심은 더 깊다.
새 학기를 맞아 등굣길에 나선 학생들은 부모님이 챙겨준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삼삼오오 학교로 향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김모(45) 씨는 "아이 학교 보낼 때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 됐다"며 "가까운 거리인데도 학부모들이 미세먼지 걱정에 차에 자녀를 태워 등교시키는 바람에 학교 앞은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전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시행에 따라 관공서와 공공기관 입구에는 차량 2부제 시행을 알리는 알림판이 세워졌다.

이날은 홀수 차량만 운행이 가능하다.

이날 오전 대전 유성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한때 217㎍/㎥를 기록했다.

서구와 대덕구 역시 200㎍/㎥를 넘기기도 했다.

미세먼지는 내일(6일)도 기승을 부리겠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센터는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6일 대전·세종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충남은 '나쁨' 수준을 기록하겠다고 예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