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협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양국의 합의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주 내 서명할 수 있는 최종 무역협상 합의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와 미국산 수입품 확대, 미국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도 중국의 관세를 즉시 철폐할지 일정기간에 걸쳐 철폐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무역 협상은 잘 진행되고있다"고 전했다. 이르면 이달 중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초점]미중 무역협상 타결 임박…국내 증시에 부정적?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 수출입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 미국의 무역 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이른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이 관세율을 다시 낮추기로 합의한다면 큰 틀에서 무역 갈등은 완화되고 지난해 무역갈등 때문에 악화된 세계 경제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가 미중 합의 가능성을 높게보는 이유 중 하나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렬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 두 나라 모두에 적대적이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2017년에는 북한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미국 방문(2017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2017년 11월) 등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2018년에는 중국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북한과 친서 교환, 정상회담 등을 진행했다. 미국은 동시에 2개의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전략적 원칙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면 국내 증시의 반등도 기대된다는 게 그간 업계의 중론이었다. 미중 무역재개에 따라 중국 중간재 수출이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정상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또 중국과 한국 증시는 상관관계가 커 중국이 상승하면 국내 증시도 덩달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중 합의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다시 성장률을 높여간다면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이겠지만, 합의 이후 중국은 더이상 부채를 늘려 과잉·중복 투자를 하면서 성장률을 높이는 게 의미없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오히려 부채축소(디레버리징)와 경제성장률 연착륙(하향)에 힘쓸 것이란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이 경우 중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증시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미중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각) 미중 협상과 관련해 "최종합의에 다가서고있지만 마지막 순간 협상이 실패할수도 있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무역협상 타결 기대 속에 상승 출발한 미국 증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에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전환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06.67포인트(0.79%) 하락한 2만5819.65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88포인트(0.39%) 낮은 2792.81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17.79포인트(0.22%) 내린 7577.57에 장을 마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폼페이오가 지적재산권에 대해 언급하며 앞으로 해결해야 될 내용이 많은 점을 시사한데다 합의안에 구조적인 무역 불균형 해결을 위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