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이 지난해 말 일부 구간을 착공한 수도권광역철도(GTX)의 요금이 기존 광역철도 및 버스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GTX 개통이 부동산시장에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연구원은 5일 ‘GTX 2라운드의 과제와 해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GTX 건설 사업이 재정사업이 아니라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높은 요금 수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며 “BTO 방식은 민간투자비를 이용자 요금으로 회수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요금 수준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GTX A노선(파주 운정~서울 삼성) 요금은 기존 광역철도 및 버스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또 접근성도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서울도시철도의 역 간격은 1.1㎞인 데 비해 GTX의 역 간격은 7.2㎞로 멀어 승용차나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역에 접근할 수 있다. 역에 도착하더라도 승객이 지하 40m 승강장까지 오르내리는 데만 5분 이상씩 시간이 추가 소요된다.

사업비용을 줄이기 위해 GTX 노선을 다른 노선과 공동 사용하면서 출퇴근 시간 배차 간격이 서울도시철도 평균(3분4초)보다 긴 6분 이상이란 점도 불편 사항으로 지적했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부장은 “기존 철도보다 역 간 거리가 먼 GTX의 성공을 위해서는 다른 대중교통수단과의 환승이 매우 중요하다”며 “GTX 역을 중심으로 광역환승센터를 구축하고 승용차 환승객을 위해 충분한 환승주차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기적인 이용자(통근·통학)를 위한 정기 요금할인권 도입, 고속엘리베이터 중심의 역내 수직 이용자 동선 설계, 다른 철도 노선과의 선로 혼용 재검토 등을 제안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