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냥이도 좋아한다옹~ 고양이 주인이 직접 만든 '스마트 러닝머신'
집고양이는 살찌기 쉽다. 중성화 수술을 하면 호르몬 변화로 식욕이 왕성해진다. 고양이와의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해선 지속적인 식단 조절과 적당한 운동이 필수다.

커다란 쳇바퀴 같은 ‘리틀캣’은 고양이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러닝머신이다. 고양이가 스스로 바퀴를 돌리면서 운동하는 방식이다. 리틀캣 바퀴 가운데엔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달려 있다. 움직이는 빛에 반응하는 고양이가 LED 불빛을 보고 바퀴 위에 올라탄다.

여기까진 기존 러닝머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별점은 데이터 관리다. 이 러닝머신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한다. 고양이의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 자료를 수집·분석한다. 고양이의 체지방 체질량지수(BMI)를 측정할 수 있다. 앱으로 러닝머신의 원격 조정도 가능하다. 기기에 스피커가 내장돼 있어 미리 녹음된 파일로 고양이의 운동을 독려하는 방식이다. 아마존 ‘에코’와 같은 인공지능(AI) 스피커로 러닝머신을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리틀캣 제작자는 펫테크(pet tech·반려동물 상품에 기술을 결합)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페딩의 김대용 대표다. 직접 키우고 있는 고양이 ‘도치’와 ‘타치’의 건강 관리를 위해 운동기구를 찾다가 지난해 리틀캣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범죄과학연구소에서 셉테드(CPTED·범죄예방디자인)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제품 디자이너였다.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며 안전에 신경을 썼다. 넘어지지 않게 러닝머신을 벽에 고정시킬 수 있는 가드도 같이 만들었다.

리틀캣 가격은 1800달러(약 200만원)다. 일반적인 고양이 러닝머신이 20만~30만원인 것에 비하면 비싼 편이다. 김 대표는 “대다수 반려인은 내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것, 도움이 되는 것이란 점만 입증되면 가격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비싼 가격에도 ‘CES 2019’에서 150여 명이 구매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와 더 선, 미국의 기즈모도와 엔가젯 등 주요 외신들도 이 제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의 목표는 연 80조원에 달하는 미국 반려동물 시장이다. 고가의 반려동물 상품을 구매할 수요가 충분하다는 계산에서다. 이미 미국의 거대 유통사와 계약을 조율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 설명이다. 고양이 이외의 반려동물로 취급 상품을 확대할 계획도 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