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보다 무서운 미세먼지…"재료 다 가져다 버릴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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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길거리 한산해 자영업자 울상
"프랜차이즈 매장도 평소보다 매출 10%↓"
韓 OECD 국가 중 초미세먼지 농도 2위
마스크·화분 등 '그린산업' '안티더스트' 시장 확대
"프랜차이즈 매장도 평소보다 매출 10%↓"
韓 OECD 국가 중 초미세먼지 농도 2위
마스크·화분 등 '그린산업' '안티더스트' 시장 확대
지난 5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대형마트는 평소와 다르게 한산했다. 최근 생필품 최저 가격 판촉 행사 때문에 평일 낮 오후에도 손님들이 붐볐던 지난주와 다른 모습이다. 이 대형마트의 판촉 행사 직원은 "원래 이 시간에는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 주부들이 많이 몰리는 때"라며 "가격 할인 행사까지 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아예 밖으로 나오질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업체와 자영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소비자들이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외출을 최대한 삼가면서 이른바 '길거리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의 경우 온라인 쇼핑으로 대체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소비에는 악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6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 수치가 80㎍/㎥를 초과하는 '나쁨' 상태를 나타내는 날이 하루씩 증가할 때마다 대형소매부문 판매가 0.1%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말 내놓은 '미세먼지가 국내 소매 판매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당 10㎍ 증가하면 대형마트의 판매가 약 2%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영등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수도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이었던 전날 "원래 지역주민들로부터 나오는 매출 비중이 높지만 인근에 직장을 다니는 회사원들을 제외하면 아예 손님이 없다"며 "미세먼지가 하루이틀로 끝날 것 같지가 않기 때문에 매출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모씨도 "점심시간에 라면 두 그릇 판 것이 오늘 매출의 전부"라며 "미세먼지 때문에 외부로 노출된 떡볶이, 순대 등은 손님들이 사먹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창문을 닫아버렸다"고 했다. 베트남쌀국수를 판매하는 유모씨도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많이 없어 평소보다 절반도 못 팔았다"며 "남은 재료를 다 가져다 버릴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미세먼지 때문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다보니 업종에 상관 없이 프랜차이즈 업체의 매출이 약 10%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점주들이 어려움을 많이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세먼지 산업으로 분류되는 '그린산업'은 새로운 수익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에 따르면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칠레에 이어 초미세먼지 농도 2위로 꼽히면서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안티더스트(Anti-dust)' 관련 소비가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최근 5일간 스투키 등 실내 공기정화식물 판매량은 직전주 대비 26% 증가했다. 이 기간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공기청정기도 각각 59%와 188% 늘었다. 공기청정기 렌탈 계약도 직전주보다 160% 증가했고 미세먼지용 마스크는 256%나 더 많이 판매됐다.
이마트는 사상 처음으로 3월에 에어컨 행사를 시작한다. 이마트는 오는 20일까지 전국 120여개 점포에서 '공기청정기 에어컨' 행사장을 꾸린다. 이마트 관계자는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에는 미세먼지 영향이 크다"며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에어컨을 미리 준비하려는 수요가 많아 역대 최초로 3월에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특급호텔과 복합쇼핑몰도 앞다퉈 미세먼지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은 반려나무키트와 황사마스크 등을 증정하는 미세먼지 패키지를 오는 5월까지 운영한다. 그랜드 힐튼 서울은 은평 롯데몰 내 롯데월드 언더씨킹덤 입장권을 제공해 외부에 나가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데일리호텔은 앞으로 3주간 미세먼지를 피해 가기 좋은 제주·부산 여행 기획전을 진행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미세먼지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업체와 자영업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소비자들이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외출을 최대한 삼가면서 이른바 '길거리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의 경우 온라인 쇼핑으로 대체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소비에는 악영향을 끼치는 부분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6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 수치가 80㎍/㎥를 초과하는 '나쁨' 상태를 나타내는 날이 하루씩 증가할 때마다 대형소매부문 판매가 0.1%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말 내놓은 '미세먼지가 국내 소매 판매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1㎥당 10㎍ 증가하면 대형마트의 판매가 약 2%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영등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수도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이었던 전날 "원래 지역주민들로부터 나오는 매출 비중이 높지만 인근에 직장을 다니는 회사원들을 제외하면 아예 손님이 없다"며 "미세먼지가 하루이틀로 끝날 것 같지가 않기 때문에 매출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인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모씨도 "점심시간에 라면 두 그릇 판 것이 오늘 매출의 전부"라며 "미세먼지 때문에 외부로 노출된 떡볶이, 순대 등은 손님들이 사먹으려고 하지 않으면서 창문을 닫아버렸다"고 했다. 베트남쌀국수를 판매하는 유모씨도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많이 없어 평소보다 절반도 못 팔았다"며 "남은 재료를 다 가져다 버릴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미세먼지 때문에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다보니 업종에 상관 없이 프랜차이즈 업체의 매출이 약 10%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점주들이 어려움을 많이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세먼지 산업으로 분류되는 '그린산업'은 새로운 수익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에 따르면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칠레에 이어 초미세먼지 농도 2위로 꼽히면서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안티더스트(Anti-dust)' 관련 소비가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서 최근 5일간 스투키 등 실내 공기정화식물 판매량은 직전주 대비 26% 증가했다. 이 기간 공기청정기와 차량용 공기청정기도 각각 59%와 188% 늘었다. 공기청정기 렌탈 계약도 직전주보다 160% 증가했고 미세먼지용 마스크는 256%나 더 많이 판매됐다.
이마트는 사상 처음으로 3월에 에어컨 행사를 시작한다. 이마트는 오는 20일까지 전국 120여개 점포에서 '공기청정기 에어컨' 행사장을 꾸린다. 이마트 관계자는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수요가 크게 증가한 데에는 미세먼지 영향이 크다"며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에어컨을 미리 준비하려는 수요가 많아 역대 최초로 3월에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특급호텔과 복합쇼핑몰도 앞다퉈 미세먼지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은 반려나무키트와 황사마스크 등을 증정하는 미세먼지 패키지를 오는 5월까지 운영한다. 그랜드 힐튼 서울은 은평 롯데몰 내 롯데월드 언더씨킹덤 입장권을 제공해 외부에 나가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데일리호텔은 앞으로 3주간 미세먼지를 피해 가기 좋은 제주·부산 여행 기획전을 진행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