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동 주변에는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는 공인중개사들이 즐비하다. (사진 김하나 기자)
고등동 주변에는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는 공인중개사들이 즐비하다. (사진 김하나 기자)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서 '로또 아파트'가 분양된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시세와 분양가의 차이가 줄면서 당첨만되면 웃돈이 보장되는 이른바 '로또 아파트'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러나 수원 고등동에서는 LH가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절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아파트가 나온다. 주변 시세는 물론 작년에 부근에서 공급된 아파트 보다도 낮게 책정될 예정이다. 해당 아파트는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다.

오는 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일정에 돌입하는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는 4086가구로 수원에서 최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중 797가구가 일반에 공급될 예정인데, 이 중 80%가 특별공급으로 배정된다. 때문에 청약통장 가점으로 분양을 받는 가구수는 160여개에 불과할 전망이다. 전체 가구수에서 산정하면 약 4%에 해당된다.

분양을 맡은 대우건설의 김선진 분양소장은 "일반 분양분이 전용 59~74㎡의 소형인데다 특별공급으로 대부분 배정될 예정이다"라며 "청약통장으로 당첨되려면 점수가 높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별공급에서는 신혼부부를 비롯해 다자녀, 생애최초, 국가유공자 등 다양한 조건에 거쳐 이뤄질 예정이다.

이 단지는 2004년부터 민간 차원에서 뉴타운 건설사업이 추진되다 2006년 12월 정부 차원의 주거환경정비구역으로 변경됐다. 2007년 사업시행자로 LH(당시 대한주택공사)가 2012년까지 임대 및 분양아파트를 지을 예정이었다. 중간에 여러차례 사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좌초될 뻔한 과정도 겪었다. 고등동 주변은 극심한 슬럼화를 겪었고, 지역 경제는 낙후됐다. 이러한 과정을 겪어 무려 13년 만에 일반 분양까지 오게 됐다.
이미 공사가 진해중인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현장. 준공이 2년 뒤인 2021년 2월 계획됐다. (사진 김하나 기자)
이미 공사가 진해중인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현장. 준공이 2년 뒤인 2021년 2월 계획됐다. (사진 김하나 기자)
국철 1호선을 타고 가다보면 수원역과 화서역에 거쳐 길다란 펜스들이 있다. 두 개의 역에 거쳐 조성될 정도로 대규모다. 규모가 큰 데다 주변지역이 워낙 낙후됐었기 때문에 지역에서는 '숙원 사업'으로 꼽혔다. 작년말 기준으로 고등동의 인구는 9609명으로 세대수는 4912가구에 불과했다. 아파트가 준공되면 현재의 가구수에 맞먹는 가구수와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고등동에 '상전벽해(桑田碧海)'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원주민에 분양된 분양가는 3.3㎡당 1100만원대였다. 원주민에 한해 최근 전매가 가능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이다보니 원주민은 등기 전까지 한 번 전매를 할 수 있었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원주민이 보유한 입주권의 웃돈(프리미엄)은 1억원대를 넘어섰다. 고등동의 A공인 중개사는 "팔달구가 작년에 조정대상지역이 되면서 일반 분양권도 전매제한이 묶이게 됐다"며 "원주민의 입주권은 명의변경이 가능하다보니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용 84㎡의 입주권은 더욱 귀한 매물로 통한다. 원주민들만이 전용 84㎡를 갖고 있어서다. 전용 84㎡의 원주민 분양가는 3억7000만~3억8000만원 정도였는데, 프리미엄이 1억원 이상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에 장안구 정자동에서 분양된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의 분양권은 전용 84㎡가 7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전용 59㎡의 분양권도 낮은 가격이 4억5000만원 이상이다. 이를 감안할 때 억대의 프리미엄은 당연하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얘기다.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모형도. 4086가구가 43개의 동에 거쳐 조성될 예정이다. (사진 김하나 기자)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모형도. 4086가구가 43개의 동에 거쳐 조성될 예정이다. (사진 김하나 기자)
일반에 공급되는 분양가는 3.3㎡당 1200만원대에 책정될 예정이다. 원주민의 분양가 보다는 높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로또 아파트'를 기대하는 것도 이러한 시세차이 때문이다. 전용 59㎡의 분양가는 3억원대 초반, 74㎡는 3억6000만~4억초반까지 책정된다. 세류동의 수원 센트럴 1단지의 전용 59㎡의 매매가는 4억1200만원이었다. 약 1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다만 이번에 분양되는 797가구의 전매는 등기 후에 가능하다. 준공이 2년 후로 빠른 편이다보니 이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는 대단지답게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수영장과 실내체육관이 볼거리다. 수영장은 25m 길이 4개 레인이 조성되고, 체육관은 배드민턴 4개 코트가 들어설 정도로 크다. 단지 내 어린이집만 3개이고, 시니어클럽도 3개다. 수원역과 화서역이 둘다 가깝기 때문에 교통인프라나 생활편의시설도 모두 누릴 수 있다. 수원역은 지하철 1호선, 분당선, 수인선(올해 개통예정), GTX-C노선(계획)이 정차한다.

전용 59㎡A형은 3베이 구조로 전면에 거실과 2개의 방이 있는 구조다. 59㎡B형은 4베이 구조로 짜여졋다. 74㎡A형은 3베이 구조로 넓은 방과 거실이 특징이다. 74㎡C형은 수납공간이 풍부한 편이며 가변형 벽체로 타입을 선택할 수 있다.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전용 74㎡A형 내부. (사진 김하나 기자)
'수원역 푸르지오 자이' 전용 74㎡A형 내부. (사진 김하나 기자)
수원=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