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여전한 수출 부진, 그럼에도 희망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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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출이 3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반도체 단가 하락, 대중국 수출 감소 등이 원인이다. 그러나 역성장을 우려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이 나온다. 몇가지 희망적인 징후가 보여서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1% 감소한 39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이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수출 감소폭은 지난 1월 -5.8%에 비해 더욱 확대됐다.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단가 하락이 꼽힌다. 전체 수출의 약 40%(2018년 기준)를 차지하는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 제품이 수요 둔화로 인해 단가 하락이 가속화 되면서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반도체는 수출 물량 증가율도 점차 둔화되고 있어 당분간 수출 기여도 약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대중국 수출 감소도 수출 부진의 주요 요인이다. 대중국 수출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40%를 웃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이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줄면서 수출 감소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현 시점에서 역성장을 우려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수출 총액의 감소폭은 확대되고 있으나 모든 부문에서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미 수출이 성장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달 전년 대비 16.0% 늘어났다. 지난 1월과 2월의 성장률을 합산하면 18.3%에 이른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대미 수출은 역사적으로 미국 제조업황에 6개월 정도 후행해 움직여왔다"며 "대미 수출 증가세가 향후 수개월간은 지속될 개연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 완성차 업체에 대한 현지 평가 개선, 무선통신기기의 국내산 부품 사용 확대, 현지 정유사 정기보수에 따른 한국산 정유제품 수요까지 맞물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통 주력제품 외에 새로운 수출 품목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주장에 힘을 보탠다. 정보기술(IT) 업황이나 국제 원자재 가격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품목들이다.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 화장품과 대미 수출 호조에 기반한 바이오헬스·전기차, 2차 전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 품목들이 선전하며 13개 주력제품을 제외한 품목의 수출은 연초 이후 전년 대비 2.3% 증가하고 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품목 부진은 상반기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수출 성장동력 품목 선전이 이를 일부 상쇄함에 따라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2% 내외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수출 주문 급감에도 내수 주문을 포괄하는 신규주문지수가 3개월 만에 기준선을 상회했다는 점도 호신호다. 이는 신년벽두부터 중국 정부가 지방채 발행을 통해 조기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방 특별채 발행 활성화를 통한 투자확대 가능성을 고려할 때 반도체와 무관한 기계와 철강 등 대중 산업재 수요는 회복세를 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승훈 연구원은 "모든 이슈를 고려할 때, 거시경제 흐름에서 수출 실적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업종을 꼽자면 1~2분기에는 자동차 및 부품, 2분기 이후에는 기계·철강 등 산업재, 3분기 이후에는 반도체와 유가민감 품목을 들 수 있다"고 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1% 감소한 39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이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수출 감소폭은 지난 1월 -5.8%에 비해 더욱 확대됐다.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는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단가 하락이 꼽힌다. 전체 수출의 약 40%(2018년 기준)를 차지하는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 제품이 수요 둔화로 인해 단가 하락이 가속화 되면서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반도체는 수출 물량 증가율도 점차 둔화되고 있어 당분간 수출 기여도 약화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대중국 수출 감소도 수출 부진의 주요 요인이다. 대중국 수출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40%를 웃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이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줄면서 수출 감소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현 시점에서 역성장을 우려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수출 총액의 감소폭은 확대되고 있으나 모든 부문에서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미 수출이 성장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한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달 전년 대비 16.0% 늘어났다. 지난 1월과 2월의 성장률을 합산하면 18.3%에 이른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대미 수출은 역사적으로 미국 제조업황에 6개월 정도 후행해 움직여왔다"며 "대미 수출 증가세가 향후 수개월간은 지속될 개연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 완성차 업체에 대한 현지 평가 개선, 무선통신기기의 국내산 부품 사용 확대, 현지 정유사 정기보수에 따른 한국산 정유제품 수요까지 맞물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통 주력제품 외에 새로운 수출 품목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주장에 힘을 보탠다. 정보기술(IT) 업황이나 국제 원자재 가격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품목들이다.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 화장품과 대미 수출 호조에 기반한 바이오헬스·전기차, 2차 전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 품목들이 선전하며 13개 주력제품을 제외한 품목의 수출은 연초 이후 전년 대비 2.3% 증가하고 있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품목 부진은 상반기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수출 성장동력 품목 선전이 이를 일부 상쇄함에 따라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2% 내외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수출 주문 급감에도 내수 주문을 포괄하는 신규주문지수가 3개월 만에 기준선을 상회했다는 점도 호신호다. 이는 신년벽두부터 중국 정부가 지방채 발행을 통해 조기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방 특별채 발행 활성화를 통한 투자확대 가능성을 고려할 때 반도체와 무관한 기계와 철강 등 대중 산업재 수요는 회복세를 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승훈 연구원은 "모든 이슈를 고려할 때, 거시경제 흐름에서 수출 실적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업종을 꼽자면 1~2분기에는 자동차 및 부품, 2분기 이후에는 기계·철강 등 산업재, 3분기 이후에는 반도체와 유가민감 품목을 들 수 있다"고 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