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신문 "온건파로 보였던 폼페이오 강경파로 변모"

실패로 끝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전면적 비핵화를 주장하며 압박을 주도한 미국 측 인사는 누구일까.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질문에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뿐만이 아니라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주도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 측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日언론 "北 전면적 비핵화 요구, '온건파' 폼페이오가 주도"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펌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마친 뒤 옆에 있던 폼페이오 장관에게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도록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기자회견에는 트럼프 대통령 혼자 참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폼페이오 장관이 동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해 6월 첫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북 협상의 전면에 섰다.

신문은 "처음에는 회담의 실현이 성과였지만 2회째는 비핵화의 담보가 요구된다"면서 "대북 온건파로 보였던 폼페이오 장관이 강경파로 바뀌었다"며 "폼페이오는 북미 정상회담 전 전면적 비핵화를 거듭 강조, 양보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 등이 깔아놓은 전면적 비핵화를 압박하는 노선에 올라탄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 등의 주장을 경시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오인한 결과가 됐다"고 전했다.

한편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단계적인)의 비핵화에는 반대"라며 "그런 줄다리기에 우리는 북한에 계속 속아왔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신문은 이어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지난달 28일 상황도 전했다.

아베 총리는 당일 저녁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전 주미대사 등을 총리 공저(관저)로 불렀다.

만찬 때 식사를 거의 하지 않던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돌아와 웃는 얼굴로 "대체로 좋은 결과이지 않겠느냐"고 말한 뒤 식사를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모임 도중 자리를 떴다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뒤 돌아온 것은 드문 사례"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5일 국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납치문제를 2회 제기했다고 강조한 뒤 "미국이 중시하고 있음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며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