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검찰 희비 엇갈려…재판부에 "철저하게 공사 구분" 약속
MB, 보석허가에 옅은 미소…지지자들에 "지금부터 고생이지"
재판 내내 수척한 모습을 보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6일 법원이 조건부 보석 허가를 제안하자 입가에 옅은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5분께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을 시작했다.

재판부 변경으로 100분간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 항소 요지를 들은 후 이 전 대통령의 보석 청구에 대한 설명은 오전 11시 55분께 시작됐다.

이 전 대통령은 증인석에 서서 책상을 짚은 채 재판부의 보석 허가 결정 이유를 들었다.

"불편하면 잠깐 앉아도 된다"는 재판장의 제안에도 계속해서 서 있던 이 전 대통령은 재판부 설명이 끝나갈 무렵 힘에 겨운 듯 의자에 앉았다.

재판부가 주거지 및 통신·접견 대상 제한 등 조건을 제시하고 변호인과 상의할 시간을 준다며 10분간 휴정하자, 구치감으로 들어가는 이 전 대통령의 얼굴엔 옅은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

변호인들은 만면에 웃음을 머금었고, 검찰은 굳은 표정 일색이었다.

다만 재판을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이런 조건은 난생처음 본다", "구치소는 면회라도 가지 이건 면회도 못 간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재판부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이 전 대통령은 "(조건) 내용을 숙지했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숙지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조건을 그대로 이행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증인 이런 사람들은 제가 구속되기 이전부터도 오해의 소지 때문에 하지(만나지) 않았다"며 "철저하게 공사를 구분한다"고 단언했다.

보석 절차를 밟기 위해 법정을 떠나 구치감으로 이동하는 이 전 대통령의 곁으로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 등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악수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옅게 웃으며 "지금부터 고생이지"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이 전 대통령을 향해 "건강하세요"라고 외쳤다.

"교도관들도 고생 많으셨다"고 인사를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