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에 중점, 민간투자 활성화…차등의결권은 비상장 벤처에만 엄격 적용"
홍남기 "벤처기업들, '죽음의 계곡' 잘 지나가게 하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벤처기업들이 '죽음의 계곡'을 잘 지나가게 하겠다"며 '제2 벤처 붐' 확산 의지를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벤처 붐 확산 전략'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이번 대책과 관련, "벤처기업들이 '죽음의 계곡'을 잘 지나가게 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라며 "(정부) 자금 지원은 한계가 있어 전체적으로 붐업을 일으키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죽음의 계곡'은 초기 창업·벤처기업이 기술개발에 성공하고도 유동성 부족으로 사업화까지 이르지 못하고 도산하는 현상을 뜻한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일단 창업한 기업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는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홍 부총리는 "기존에는 창업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성장단계, 스케일업(Scale-Up·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일반 국민이나 대기업을 포함해 민간이 (벤처)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는 점"이라고 이번 대책을 설명했다.

특히 벤처지주회사 제도 조기 도입, 인수합병(M&A) 전용펀드 등을 예로 들면서 "M&A을 통해 회수 시장이 활성화하도록 하는 등 3가지에 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벤처기업들, '죽음의 계곡' 잘 지나가게 하겠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제2 벤처 붐 대책은 2022년까지 ▲ 신규 벤처투자액 5조원 달성 ▲ 유니콘 기업 6개에서 20개로 육성 ▲ M&A를 통한 투자 회수 비중 10% 수준 달성 등 3가지 전략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번 대책에는 특히 벤처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 주식의 발행을 허용하도록 벤처 특별법 개정을 검토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차등의결권 적용 범위와 관련한 질문에 홍 부총리는 "차등의결권은 벤처업계에서 여러 차례 요구해온 사안"이라며 "상법상 1주 1의결권 원칙과 맞지 않지만 벤처투자의 특수성이 있어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아주 엄격한 요건 아래 한정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 제도는 검토할 사안이 많아 민간 의견 수렴도 필요하고 관계부처 간 협의도 필요하다"며 "정부 방향은 비상장 벤처에 한해, 주주 동의가 있어야 하며, 상속과 증여가 불가능한 일신전속권을 가진 창업주에 한하는 등 여러 엄격한 요건 아래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비상장 벤처의 특성을 고려한 것이기 때문에 상법상 1주 1의결권 원칙에 위배되지는 않는 사안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규제 샌드박스 활용 사례를 연내에 100건 이상 나오도록 하겠다는 목표에 대해선 "1분기 이내에 20건 이상의 실적이 나올 것이고 4월에 핀테크 관련 104건이 신청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심사 결과까지 포함하면 연말까지 100건 이상 나올 수 있을 것이고, 정부가 그렇게 되도록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모든 경제·사회·문화적 환경이 함께 변화해야 제2 벤처 붐이 성공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일반 국민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번 제2 벤처 붐을 통해 우리 경제가 활력을 높이고 앞으로 한 단계 경제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