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이 국내 처음으로 미세먼지 보험을 내놨지만 ‘진정한 의미’의 미세먼지 보험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DB손보도 소비자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데이터와 연구가 축적되면 ‘제대로 된’ 미세먼지 보험을 선보일 계획이다.

DB손보는 지난달 25일 미세먼지로 발생할 수 있는 호흡기 및 안구질환에 대한 수술 및 진단을 보장하는 ‘다이렉트 굿바이 미세먼지 건강보험’을 내놨다. ‘미세먼지 전용 보험’을 표방한 것은 국내 보험사 중 DB손보가 처음이다.

이 상품은 미세먼지와 연관이 있는 6대 질환을 보장한다. 편도염과 축농증, 급성상기도염, 인후질환, 특정후각질환, 백내장 등이다. 호흡기와 눈, 심혈관질환 등을 보장해주는 8개 특약도 추가했다. 호흡기와 눈 등을 수술하면 10만~50만원, 허혈심장질환 수술 시 300만원, 폐암진단 시 1000만원 등을 보장한다. 만 26세 남성 기준 월 6000원 보험료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선 ‘1호 미세먼지 보험’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상품이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특별히 보장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아닌 다른 요인으로 편도염과 축농증 등에 걸리더라도 이 상품에서 진료비, 수술비 등을 지급한다. DB손보 관계자는 “미세먼지와 질병의 정확한 인과관계가 나오지 않아 현재로선 이를 전문으로 보장하긴 힘들다”며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이런 건강보험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주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학계에서 미세먼지 영향을 제대로 분석하면 DB손보가 앞장서 제대로 된 미세먼지 보험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