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약 파기 절차 마무리 시점"…핵 군비경쟁 재점화 우려

러시아는 미-러 양국이 이행 중단을 선언한 '중거리핵전력 조약'(INF)이 오는 8월 완전히 폐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러시아 외무부 당국자가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러시아 외무부 비확산·군비통제 국장은 INF 조약 폐기 전망과 관련 이같이 밝히면서 "모든 책임은 미국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예르마코프 국장은 "8월 2일 미국이 이 조약(INF 조약)을 완전히 해체할 것이다.

미국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이날 미국이 공식적으로 시작한 조약 탈퇴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고, 러시아나 다른 조약 참가국들(옛 소련에 속했던 핵보유국들인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은 탈퇴할 조약도 없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INF 조약 탈퇴 절차가 마무리되면 그것으로 조약은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될 것이란 설명이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INF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선언하면서 "러시아가 (INF) 협정 준수로 복귀하지 않으면 조약은 종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다음 날인 2일 "우리의 답은 대칭적인 것이 될 것이다.

미국 파트너들이 (INF) 조약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고 이에 우리도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푸틴은 이어 지난 4일 INF 조약 이행 중단을 지시하는 대통령령에 공식 서명했다.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지도자가 체결한 INF는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 발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의 생산과 배치를 금지함으로써 냉전 시대 미-소 군비경쟁을 종식하는 토대가 된 조약으로 평가받는다.

미국과 러시아의 이행 중단으로 조약이 완전히 폐기되면 핵 강대국들 간에 새로운 군비경쟁이 가열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러 외무부 "8월 2일 '중거리핵전력조약' 완전 폐기될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