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서 자동차 교역 비중, 미·중 교역보다 커
"소비자 부담 늘어나고 기업은 투자 꺼릴 것" 지적
"美 자동차 관세폭탄, 세계경제에 무역전쟁보다 큰 타격"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보다 세계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로버트 쿠프만 세계무역기구(WTO) 이코노미스트는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을 우려했다.

지난달 미국 상무부 장관은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의 보고를 토대로 수입 자동차에 조처할지 90일 이내에 결정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그가 수입산 자동차에 미·중 무역전쟁 때와 같은 '관세 폭탄'을 매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쿠프만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규모보다 자동차 및 부품 거래가 세계 무역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다"며 "글로벌 자동차 생산망은 구조적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미국의 관세가 몰고 올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2017년 세계 무역총액은 22조 달러로, 이 가운데 미·중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천600억 달러)였다.

하지만 자동차 및 부품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8%(1조7천600억 달러)에 달했다.

쿠프만은 "자동차 관세 부과는 자동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 내 경제 활동을 일부 부양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더 큰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악영향의 선례로서 쿠프만은 2009년 미국 행정부가 수입 타이어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후 미국 소비자의 부담이 연 11억 달러 늘어났다는 것을 들었다.

그는 "더욱 큰 문제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와 소비자의 구매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이라며 "기업 투자와 소비자 구매가 줄어들면 거시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오토모티브리서치센터도 보고서를 통해 자동차 관세 부과의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한 바 있다.

이 연구소는 25% 관세가 부과되는 최악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미국 자동차 산업과 연관 산업에서 일자리 36만6천900개가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나아가 미국에서 제작된 자동차를 포함한 경량 자동차의 가격은 평균 2천750달러 오르고, 미국 내 자동차 판매는 연간 130만대 줄어들며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으로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