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재무장관 "브렉시트 합의안 또 부결되면 연기될 수도"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다음주 하원에서 진행될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meaningful vote)가 또 부결될 경우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먼드 장관은 이날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 전망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2017년 3월 29일 유럽연합(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탈퇴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오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했지만 영국 하원은 지난 1월 중순 승인투표에서 큰 표차로 이를 부결시켰다.

이에 메이 총리는 EU와의 재협상을 추진한 뒤 오는 12일까지 제2 승인투표를 개최하되, 또다시 부결되면 13일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여부를 의회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만약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마저 거부할 경우에는 다음날인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하원 결정에 맡기겠다고 발표했다.

해먼드 장관은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를 승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에 대해 큰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으면 그들이 꺼리는 EU와의 긴밀한 경제적 관계 유지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합의안이 또다시 부결되면) 의견일치를 이루기 위해 각자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피하려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이) 합의안을 지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먼드 장관은 만약 메이 총리가 '노 딜' 브렉시트를 결정하면 사퇴할 것인지를 묻자 "나는 그동안 여러 차례 '노 딜' 브렉시트가 영국에 매우 나쁜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