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도 "외교채널 통해 접촉 중"…내주 북-러 외무 차관급 회의

지난달 말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으로 중단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준비가 재개될 것이라고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러시아 외교관이 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전했다.

이 외교관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뒤에 이 모든 것(북-러 정상회담 준비)이 재개될 것이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외교관은 이어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며 신호의 내용은 다양한 것이 될 수 있다"면서 "그것은 정치적 신호일 수도 있고 대북 제재 체제 감독과 관련한 일련의 구체적 제안들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4일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과 관련 "외교 채널을 통해 접촉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그러한 방문(김 위원장의 방러)이 실제 현안이고 필요한 (러시아 측) 초청장은 이미 (북한 측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까운 시일 내에 외교 채널을 통해 정확한 (러-북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조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난 이후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북한의 협상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중국에 이어 러시아를 조만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 공보실은 이날 타스 통신에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 지역 담당 차관이 오는 14일 모스크바에서 대러 관계를 담당하는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보실은 두 외교당국자의 회동이 정례적 협의 일정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지난달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최근 들어 러시아와 북한 간 접촉은 한층 활성화되고 있다.

주초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6일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과 '북-러 통상경제·과학기술 협력 정부 간 위원회'(러-북 경제협력위원회) 제9차 회의를 열었다.

한만혁 북한 노동당 부부장도 모스크바를 찾아 5일 김일성 주석의 첫 소련 공식 방문 및 북-러 경제·문화 협정 체결 70주년을 기념하는 사진 전시회 '친선의 역사' 개막식에 참석했다.

한 부부장은 6일엔 좌파 성향의 러시아 정당 '정의 러시아당' 지도자 세르게이 미로노프와 면담했다.
러 당국자 "북미 정상회담 끝나 북러 정상회담 준비 재개될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