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권력' 로나 그래프 하원 증언 여부에 관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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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증언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끝장이다."

미국 하원 법사위가 러시아 스캔들 조사를 위해 개인과 기관 등 81곳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가운데 이들 중 과연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쥔 인물이 누구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직 백악관 참모 오마로사 매니골트 뉴먼(45)은 주저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여비서 로나 그래프(66)를 손꼽았다.

30년간 비서로 일한 그래프가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측근의 일거수일투족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는 것이다.

뉴먼은 6일(현지시간) 미 MSNBC방송에 출연해 81곳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누구의 증언을 가장 두려워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하나의 이름, 로나 그래프"라고 대답했다.

뉴먼은 "그래프는 모든 사람을 알고, 그들의 역할을 안다.

누가 언제 무엇을 말했는지를 안다"며 "그녀가 모든 회의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녀가 증언을 위해 불려간다면 트럼프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트럼프 그룹 수석 부회장인 그래프는 1987년 트럼프 그룹에 입사한 후 줄곧 부동산재벌 트럼프로 향하는 문고리를 쥐었다.

트럼프를 만나려면 그래프를 거쳐야 했다.

고등학생 자녀 문제로 백악관으로 옮기지 않았지만,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긴히 전할 말이 있으면 그래프를 찾아라"라며 그가 백악관 밖 '문고리 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오랜 측근인 로저 스톤은 2017년 폴리티코에 "나는 로나를 거친다.

그녀는 보스의 견해를 반영한 뛰어난 판단력을 갖고 있고, 많은 사람의 요청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스톤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한 혐의로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역시 러시아 스캔들로 기소돼 선고를 앞둔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캠프 선대본부장도 그래프를 거쳐 대통령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시사지 뉴스위크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그래프가 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거나, 설령 청문회 증인으로 소환되더라도 증언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하원은 오는 15일까지 서면 답변 제출을 요구했으며, 불응시에는 소환장을 발부해 청문회 증언대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뉴먼은 "그녀가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며 "그녀는 미국 대통령에게 맹렬히 충성해왔기 때문에 전혀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먼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한 TV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한 인연으로 트럼프 대선 캠프를 거쳐 백악관에 입성해 유일한 흑인 참모를 지냈다.

그러나 2017년 백악관 대외협력국장에서 해고되자 회고록 출간과 방송 출연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공격에 나서고 있다.

뉴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흑인 인종차별 단어인 '검둥이'(nigger)를 입에 달고 살았다고 주장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