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눈품 아낌없이…45년간 '현장 중심' 리서치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운용2팀 소속 펀드매니저 4명은 1년에 1000번 이상 기업 탐방을 한다. 투자 가능성을 열어둔 종목 600여 개를 관리하는 과정에서다. 투자 가능 종목에 포함된 종목은 최소 반년에서 최장 3년까지 꾸준히 모니터링한다.

4명의 투자 전문가로 구성된 운용2팀은 ‘한국투자 중소밸류펀드’와 ‘한국투자 롱텀밸류펀드’ 등 중소형 가치주 펀드 운용을 전담하고 있다. 매니저가 유망 종목을 선별해 담는 액티브 주식형 펀드 포트폴리오는 보통 50~100개의 종목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자산운용사 펀드 매니저가 투자를 검토하는 종목은 그 2~3배 정도다. 600개 이상의 기업을 6개월 이상 모니터링하는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업계에서도 혀를 내두른다.

한국운용은 꼼꼼하고 집요한 투자 스타일을 고수한다. 발품과 눈품을 파는 만큼 투자 실력이 쌓인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운용에 ‘운용 사관학교’ ‘주식운용 강자’ 등의 별명이 붙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설명이다.

2005년 설정된 ‘한국투자 네비게이터펀드’는 이런 운용철학이 집약된 상품이다. 철저한 리서치와 탐방으로 기업의 기초체력을 분석해 종목을 선별한다. 2007년 선보인 ‘한국투자 삼성그룹주펀드’는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적립식 장기투자 문화를 선도했다.

두 펀드는 국내에 적립식 투자 문화가 확산된 2000년대 중반 큰 인기를 끌었다. 한때 설정액이 각각 2조원, 4조원을 돌파하며 ‘공룡 펀드’ 시대를 주도했다. 이 상품들은 시장 부침에 따라 등락하면서도 10년 넘게 비교대상(벤치마크) 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후 선보인 한국투자 중소밸류펀드, 한국투자 롱텀밸류펀드 등도 현장 중심의 리서치로 우량 기업을 발굴해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쓴다. ‘기업의 진정한 가치는 책상에서 찾을 수 없다’는 철학이 반영됐다.

두 펀드는 올 들어 이달 초까지 13% 안팎의 수익을 올렸다. 각 유형 펀드 내 상위 5% 안에 드는 성과다.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구조적 성장기를 맞은 기업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한국의힘펀드’, 4차 산업혁명 관련 미래 성장산업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한국의제4차산업혁명펀드’ 등도 회사의 간판 펀드로 성장했다.

회사 측은 “한국운용이 국내 주식시장의 어려운 환경을 돌파하는 힘은 현장 중심의 리서치에 초점을 맞춘 일관된 운용 전략에서 나온다”며 “이 같은 운용 노하우가 선배에서 후배로 이어지고 개인에서 팀으로 공유되며 45년간 성과를 내왔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