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피츠 수퍼클리어 광고 화면 캡처
롯데칠성 피츠 수퍼클리어 광고 화면 캡처
'황제주' 롯데칠성이 '국민주'로 탈바꿈한다. 주식 액면가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맥주 주세법 종량세 개편 논의로 맥주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롯데칠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오는 28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거쳐 오는 5월3일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신주가 상장되면 보통주 79만9346주는 799만3460주로, 우선주는 7만7531주에서 77만5310주로 늘어난다.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160만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10분의 1인 16만원이 된다.

롯데칠성의 이번 액면분할은 상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보통주 기준으로는 1973년, 우선주 기준으로는 1989년 상장한 이후 46년 만이다. 2010년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한 이후 시장 안팎에서는 액면분할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있어왔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그간 투자자와 시장 등에서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고가주로 꼽혔던 롯데제과가 2년 전 액면분할을 하면서 롯데칠성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액면분할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액면분할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롯데칠성 투자가 조금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액면분할과 함께 맥주 과세 기준 개편 논의도 롯데칠성에 긍정적이다.

현행 종가세를 기준으로 수입맥주는 신고가와 관세에만 세금을 매겨 국산 맥주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하지만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에 광고비, 인건비, 이윤 등을 모두 합한 금액에 세금을 부과해 판매가가 비싸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종가세 대신 알코올 도수에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를 채택하고 있는데 종량세를 도입하면 도수가 낮은 맥주회사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내달 주세법을 기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바꾸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종량세가 채택이 되면 국산 맥주는 현재보다 세금이 같거나 약간 하락하고 반대로 수입 맥주는 세금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그간 역차별을 받고 있던 국산 맥주의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롯데칠성의 경우 지난해 맥주의 적자가 개선되지 않아 전체 영업실적 개선폭이 제한됐다"며 "맥주 판매가 나아지면 롯데칠성의 실적은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 10시4분 현재 롯데칠성은 전날보다 3만1000원(1.94%) 상승한 163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