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故 장자연 리스트에서 직접 본 국회의원은" 과거사위 진실 밝힐수 있을까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故(고) 장자연이 유명을 달리한 지 10년이 지났다.

장자연은 자필 형식의 문건에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자신을 술자리로 부른 이들의 이름과 악행을 나열한 채 안타깝게 사망했다.

'장자연 리스트'라 불린 그 문건에는 소속사 대표의 폭언과 폭행, 협박과 함께 강요에 의해 술자리에 나가 접대를 하고 심지어 성상납을 강요받은 상황이 4쪽에 걸쳐 명시돼 있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은 장자연 씨가 남긴 문건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확인했지만 수사 대상 대부분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고 장자연의 매니저만 불구속 기소하고 의혹이 제기된 유력 인사들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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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배우였던 윤지오는 '장자연 리스트'를 진실을 세상에 알리겠다고 용기를 냈다.

윤지오 씨는 수사 과정에서 10차례 넘게 증언을 했지만 진실이 묻힌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던 중 국민청원에 힘을 내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윤씨는 7일 방송된 SBS뉴스에 출연해 "장자연 리스트에서 국회의원 이름도 봤다던데 누구인지 기억나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제가 아는 모든 사실은 다 증언 때 말씀을 드렸다. 제가 봤던 사진을 지목을 했기 때문에 아마 그 인물들 중에서 있지 않았을까 한. 알기 위해서 수사를 했어야 했다"라고 전했다.

윤씨는 7일 자신의 SNS에 "환한 햇살처럼 밝게 웃던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던 자연 언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언니와 함께 할게. 언니를 지켜 나갈게"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간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던 윤지오는 최근 지난 10년을 기록한 책 '13번째 증언'을 출간했다. 그는 故 장자연 10주기를 맞아 사건과 관련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로 직접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지난 2017년, 그해 12월 발족한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 재조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이듬해 1월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고, 이어 3월 재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3만을 돌파했고 과거사위원회의 권고를 받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6월부터 재수사에 착수했다.

부실수사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경찰이 검찰에 수사 자료를 넘기는 과정에서 장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 핵심 증거들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압수수색 과정 역시 주요 증거들이 빠진 채 허술하게 진행됐다. 장씨가 즐겨 사용했다던 미니홈피 내용을 들여다볼 영장조차 청구되지 않았다.

2009년 40명을 투입했다던 경찰은 과연 무엇을 수사했던 것일까.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이달 말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