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번에 해결 안 돼…비핵화 로드맵 만들어 쉬운 것부터 해결해야"
"북중 우호 관계 일시적 아냐…北 비핵화 과정서 정당한 우려 해결 지지"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8일 북미 대화가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라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미에 비현실적인 요구를 서로에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 단계별로 쉬운 것부터 해결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베이징(北京)의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연합뉴스 기자가 2차 북미 정상회담 무산 후 중국의 역할과 기대를 묻자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왕이 국무위원은 중국의 신중국 건립 70주년에 따른 외교 방향을 묻는 첫 질문에 이어 한반도 문제를 언급,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반영했다.
왕 국무위원은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막 끝났으며 이번 회담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의 중요한 한 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측이 장애를 극복하고 다시 얼굴을 맞대며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는데 이것 자체가 진전으로 충분히 긍정적으로 볼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북미 양측이 인내심을 유지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올바른 방향으로 지속해서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화가 멈추지 않고 방향에 변함없다면 한반도 비핵화의 목표는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면서 "물론 한반도 핵 문제는 몇십년이 지났고 각종 모순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단번에 해결에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국이 이에 대해 이성적인 예상 목표치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각국은 처음부터 문턱을 높이거나 비현실적인 요구를 일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면서 "문제 해결의 관건은 각국이 모두 역사의 한계를 뛰어넘고 상호 불신이라는 징크스를 깨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문제 해결 방법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실현이라는 로드맵을 함께 만드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단계별로 서로 구체적인 조치를 명확히 하며 각국이 합의한 감독 체제에 따라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까지 순서에 따라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왕 국무위원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를 견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위해 20여년간 노력해왔고 다음 단계로 중국은 각국과 함께 이미 정한 목표를 향해 계속해서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수교 70주년을 맞는 북·중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왕 국무위원은 올해 북·중 관계 전망과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방북 계획에 대해 "북·중 간의 우의는 소중한 재산으로 일시적이거나 한 가지 일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중 간 전통 우호를 계승하고 발전하는 것은 양측 공동 이익에 맞고 중국의 확고한 선택"이라면서 "북한이 새 국가 전략으로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에 집중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방향을 지키면서 비핵화를 실현하는 과정에 자신의 정당한 우려를 해결하려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과 손을 잡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수호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