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도 없는 허위 금융상품을 팔면서 최대 연 20%의 수익을 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들에게서 총 162억원을 받아 챙긴 P2P업체 빌리 대표가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은 금융감독원의 수사 의뢰로 빌리를 수사한 결과 이 회사의 대표 주모씨(33)를 사기, 업무상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영업본부장 노모씨(33)를 불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주씨는 허위 상품을 홈페이지에 멀쩡한 상품인 것처럼 올린 뒤 투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원래 P2P대출은 중개업체가 투자자에게서 모은 돈을 차용인에게 빌려준 뒤 차용인이 돈을 갚으면 투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빌리는 2015년 11월부터 작년 1월까지 돈이 필요한 건설사, 주유소 운영자 등에게 투자하면 연 13~20%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홍보했다.

이를 믿고 투자한 사람 중 일부는 약속한 수익을 받았지만 나머지는 제대로 수익을 받지 못했다. 빌리는 다른 투자자에게서 받은 투자금을 이전 투자자에게 수익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주 대표가 이렇게 ‘돌려막기’하기 위해 횡령한 규모는 73억원에 이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현재 빌리가 연체 중인 금액은 총 253억원이다.

주 대표는 특정 부동산 컨설팅 업체와 거래할 때 담보 없이 대출해주거나 이미 설정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해주는 등 편의를 봐주면서 회사에 30억원 규모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받는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