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에 정국 혼란 속에서 대규모 정전사태마저 이어지면서 국민의 일상이 붕괴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날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로 일부 기업들은 사원의 출근 중단 조처를 했고 학교들은 수업을 취소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지난 7일 전국 23개 주 가운데 15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해 교통이 마비되는 등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24시간여 만에 전력공급이 일부 재개되기도 했으나 여전히 상당수 지역에는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자고 나면 치솟는 물가 탓에 주민 대부분이 현금 대신 카드를 사용하지만 이날 정전으로 카드 단말기를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문을 연 몇 안 되는 가게들조차도 현금만 받았다.

그러나 정전으로 인터넷 접속이 중단돼 은행에서 ATM을 이용한 예금 출금도 불가능해지면서 현금이 없어 생필품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는 정전사태가 잇따랐으나 지난 7일 저녁에 시작된 정전으로 인한 피해가 특히 심각하다고 AP는 전했다.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 속 대규모 '정전사태'…일상붕괴 / 사진=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정국 혼란 속 대규모 '정전사태'…일상붕괴 / 사진=연합뉴스
일부 병원은 자체 비축 전력을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상 진료를 이어갔지만, 의료 장비를 지속해서 가동해야 하는 중환자실 환자들의 정상적인 치료가 어려워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의료관련 시민단체 연합조직 CODEVIDA은 정전사태로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 수천 명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잇단 정전사태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 국민을 겨냥해 미국 제국주의자들이 선포하고 지시한 전력 전쟁을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로 정권은 최근 계속되는 정전사태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미국의 사이버 공격에 의한 사태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의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에서 "마두로의 정책은 오직 암흑만 불러온다"며 "음식도, 약품도 없고 이제 전력도 없다. 다음은 마두로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