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1년4개월 만에 다시 찾은 IMF, 한국 경제에 또 경고하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협의 미션단을 만난다. 12일 발표하는 ‘2019년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를 앞두고 마지막 ‘조율’을 하기 위해서다. IMF의 연례협의 결과 발표는 2017년 11월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IMF는 한국에선 가장 유명한 국제기구 중 하나다. 국가 부도 위기에 처했던 1997년 12월 3일 IMF로부터 긴급 구제금융을 받은 뒤 약 4년간 ‘관리’를 받으면서다.

2017년 한국을 찾은 IMF는 문재인 정부의 ‘J-노믹스’(경제정책)에 대해 낙관했다. 당시 재정 확장 및 통화 완화 정책을 집중 주문했던 배경이다. 이번엔 이런 태도가 많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IMF는 작년 10월 한국의 2019년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2017년(3.1%)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8% 전망보다도 낮게 봤다. 고용·생산·분배 등 경제 지표가 악화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대외 악재도 여전하다. 유일한 버팀목으로 꼽히던 수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월요전망대] 1년4개월 만에 다시 찾은 IMF, 한국 경제에 또 경고하나
13일에는 통계청이 ‘2월 고용동향’을 내놓는다. 정부가 가장 자신없어 하는 부분이다. 지난 1월엔 실업자 수가 122만4000명에 달했다. 1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19년 만의 최대치였다. 실업률은 4.5%로, 2010년 1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공공일자리 확대 등에 세금을 집중 투입하고 있지만 고용부진 흐름이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건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란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을 귀담아 들을 만하다.

14일엔 민간투자 활성화 협의회가 열린다.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기재부 차관 주재 회의인데, 중앙부처 및 전국 17개 광역시 간부들이 참석한다.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한다. 한국은행은 15일 ‘2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수출물가는 마이너스 가능성이 높다. ‘단일 수출품목 1위’인 반도체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서다. 1월만 해도 D램 수출물가는 전달 대비 14.9% 떨어졌다. 수입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품목은 원유다. 지난달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보합세를 보였을 것 같다.

지난 8일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해 ‘2기 내각’을 완성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브루나이·말레이시아·캄보디아 순방을 떠났다. 6박7일 일정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겨냥한 신(新)남방정책을 내실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더구나 브루나이는 북한 수교국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외교적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된다.

기업들에도 바쁜 한 주가 될 듯하다. 100곳 넘는 상장업체들이 작년 실적에 대한 주주 평가를 받는다. 15일은 ‘슈퍼 주총데이’다. LG전자, 포스코, 기아자동차, 신세계, 효성 등 주총이 몰려 있다. 상당수 기업은 작년 경기 둔화의 파고를 피하지 못했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