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들이 정부에서 받는 경영평가 제도에 낙제점을 매겼다. 각 기관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평가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公기관 "경영평가 제도 낙제점…방식 바꿔야"
기획재정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최근 제출받은 ‘2018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에 대한 수용도 및 활용도 조사결과’를 보면 공공기관들은 경영평가 제도에 종합점수 67.79점의 낮은 점수를 줬다. 이번 조사는 경영평가 대상 기관 실무 부서장과 부서원 69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인터넷 설문을 벌여 진행했다.

종합점수는 차원(항목)별 평가와 체감 만족도를 50%씩 반영해 산정했다. 차원 평가는 경영컨설팅(58.28점), 사전 단계의 절차 및 편람 내용(65.85점), 경영평가 절차 및 진행 과정(74.05점) 등 항목을 합산한 결과 71.78점으로 집계됐다. 경영컨설팅은 컨설팅 위원들이 구체적 개선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사전 단계의 절차 및 편람 내용은 경영평가 과정에서 기관의 의견수렴 노력이 부족하고, 경영평가 지표의 적절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60점대에 그쳤다. 체감 만족도는 전반적 만족도(62.93점), 기여수준 만족도(64.66점)를 합산한 결과 63.8점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담당자 중 25.1%는 개선점으로 ‘평가지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현행 지표가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해 기관별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복잡하다는 지적이다. 14.9%는 ‘기관 규모에 따라 차별화된 경영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약 40%가 기관별 특성을 더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셈이다.

‘평가로 인한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11.2%), ‘평가위원의 전문성이 부족하다’(7.4%), ‘평가 기준이 공정하지 못하다’(6.3%) 등의 의견도 나왔다.

정부는 지난 9일 ‘2019년 공공기관 경영평가단 워크숍’을 열고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나섰다. 평가 대상 기관은 공기업 35개, 준정부기관 93개 등 모두 128곳이다.

평가 결과는 서면심사, 현장실사, 이의제기 등의 절차를 거쳐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오는 6월 중순까지 의결·확정한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올해 경영평가에서는 국민 생명과 안전, 일자리 창출, 기회균등과 사회통합, 상생협력과 지역발전, 윤리경영 등 사회적 가치 지표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안전관리 전문가를 평가위원으로 참여시켜 공공기관의 안전관리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공공기관들은 매년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받는다. 낮은 점수를 받은 기관은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기관장이 해임되기도 한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