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중국에서는 보름 정도의 기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두 행사가 함께 열린다. 두 행사를 합쳐 양회(兩會)라고 한다. 전인대와 정협의 모든 구성원은 1년에 딱 한 번 이때 모인다. 그래서 양회는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 행사로 불린다.

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 국가권력기관으로 한국 국회에 해당한다. 1954년 9월 처음 열렸다. 헌법 개정 및 헌법 시행 감독, 국가기관 및 기타 기관의 기본 법률 제정과 개정, 형사·민사법 제개정, 국가주석과 부주석 등 지도자 선출, 국가 중대사항 결정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22개 성(省)과 5개 자치구, 4개 직할시, 홍콩·마카오 특별행정구, 인민해방군 등에서 선출한 35곳의 대표단으로 이뤄지며 인민 대표는 3000명을 넘지 않는다. 현(縣)과 향(鄕)급 대표는 직접 투표로 선출하며 그 외에는 간접 투표로 뽑는다.

정협은 중국 공산당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자문기구다. 국가 정책을 논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인대에 법안을 건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중국 정부가 수립된 1949년 9월 출범했다. 정협은 공산당을 비롯해 민주당파와 인민단체, 문화계·경제계 등 직업조직, 소수민족 등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2000여 명의 전국 위원으로 구성된다. 전인대와 달리 지명 추천 방식으로 선출된다. 정협에서 내놓은 제안은 전인대에서 논의만 이뤄질 뿐 법적 효력은 지니지 않는다.

전인대와 정협이 같은 시기에 열리기 시작한 것은 1959년이다. 이때부터 ‘양회’라 불렸다. 1985년부터는 지금처럼 3월 열리는 게 관례가 됐다. 양회가 3월에 개최되는 것은 전년도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를 결산하고 당해 예산 등을 책정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의 임기는 5년이다. 이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의 대표 임기 5년과 같다. 양회는 매년 열리는 데 비해 공산당 당대회는 5년에 한 번 열린다. 공산당이 당대회를 열어 최고지도부를 선출한 뒤 이듬해 3월 전인대가 새로 시작되면서 이를 추인하는 절차를 밟는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