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6조원 유치 그랩, O2O기업으로 질주…한국 카풀은 '하루4시간' 영업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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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 누적 투자유치 10조원 육박
소프트뱅크·현대차 등 참여 펀드
그랩의 공유경제 서비스에 베팅
印尼의 배송·결제 등 집중투자
소프트뱅크·현대차 등 참여 펀드
그랩의 공유경제 서비스에 베팅
印尼의 배송·결제 등 집중투자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그랩’이 또다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질주하고 있다. 그랩은 차량공유부터 식품 배달, 디지털 결제 등 생활 종합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그랩은 지난 6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4억6000만달러(약 1조64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자사 투자 유치 프로그램인 ‘시리즈H’ 투자 유치의 연장선이다.
시리즈H를 통해 그랩에 투자한 기업은 도요타, 오펜하이머펀드, 현대자동차, 부킹홀딩스, 마이크로소프트(MS), 핑안캐피털, 야마하모터 등이다. 이번 투자로 그랩의 누적 투자액은 87억달러(약 9조8000억원)를 넘겼다. 그랩은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 등 다양한 교통수단에 적용한 공유경제 서비스를 통해 기업 가치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그랩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금융, 식품 배달, 택배 배송, 콘텐츠, 디지털 결제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온라인 동영상 업체인 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중국 업체인 핑안굿닥터, 종안인터내셔널과는 각각 디지털 헬스케어, 보험 서비스를 함께 선보인다. 호텔 예약 업체 부킹닷컴, 아고다 등의 모회사인 부킹홀딩스와 협력해 호텔 예약 서비스도 내놓는다.
그랩은 특히 인도네시아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그랩은 지난해 우버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한 뒤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품 배송 서비스 플랫폼인 그랩푸드 역시 45%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으며 6개국 199도시에 서비스하고 있다.
그랩파이낸셜그룹도 지난해 3월 출범 이후 같은 해 12월까지 월 거래량이 약 다섯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형 화물 배달 서비스인 그랩익스프레스의 즉시 배송과 당일 배송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그랩은 올해 그랩푸드와 그랩익스프레스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디지털 결제 기업 오보, 전자상거래 업체인 토코피디아와 손잡았다.
인도네시아는 현지 차량공유 업체인 고젝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고젝도 동남아 지역에서 식품 배송, 소형 화물 배송, 디지털 결제 등의 사업을 운영하며 그랩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랩이 고젝의 ‘안방’을 직접 공략하는 전략으로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앤서니 탄 그랩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소프트뱅크가 동남아 기술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그랩의 비전에 믿음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그랩 플랫폼을 통해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해 수백만 동남아인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테브논 소프트뱅크 투자고문 파트너는 “이번 투자로 그랩이 온디맨드(주문형) 모빌리티, 배달, 금융 서비스 전반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랩은 당분간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밍 마 그랩 사장은 “동남아 시장 기회가 크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신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SK, 네이버, 미래에셋 등이 그랩에 투자했다. 그랩이 한국 대기업의 투자를 받고 승승장구하는 동안 한국의 차량공유 스타트업은 지난 7일 ‘택시·카풀업계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내놓은 합의안으로 하루 4시간 영업 제한 규제를 받게 됐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그랩은 지난 6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4억6000만달러(약 1조64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한 자사 투자 유치 프로그램인 ‘시리즈H’ 투자 유치의 연장선이다.
시리즈H를 통해 그랩에 투자한 기업은 도요타, 오펜하이머펀드, 현대자동차, 부킹홀딩스, 마이크로소프트(MS), 핑안캐피털, 야마하모터 등이다. 이번 투자로 그랩의 누적 투자액은 87억달러(약 9조8000억원)를 넘겼다. 그랩은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 등 다양한 교통수단에 적용한 공유경제 서비스를 통해 기업 가치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그랩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동남아 지역에서 금융, 식품 배달, 택배 배송, 콘텐츠, 디지털 결제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온라인 동영상 업체인 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중국 업체인 핑안굿닥터, 종안인터내셔널과는 각각 디지털 헬스케어, 보험 서비스를 함께 선보인다. 호텔 예약 업체 부킹닷컴, 아고다 등의 모회사인 부킹홀딩스와 협력해 호텔 예약 서비스도 내놓는다.
그랩은 특히 인도네시아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그랩은 지난해 우버의 동남아 사업을 인수한 뒤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품 배송 서비스 플랫폼인 그랩푸드 역시 45%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으며 6개국 199도시에 서비스하고 있다.
그랩파이낸셜그룹도 지난해 3월 출범 이후 같은 해 12월까지 월 거래량이 약 다섯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형 화물 배달 서비스인 그랩익스프레스의 즉시 배송과 당일 배송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그랩은 올해 그랩푸드와 그랩익스프레스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디지털 결제 기업 오보, 전자상거래 업체인 토코피디아와 손잡았다.
인도네시아는 현지 차량공유 업체인 고젝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고젝도 동남아 지역에서 식품 배송, 소형 화물 배송, 디지털 결제 등의 사업을 운영하며 그랩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랩이 고젝의 ‘안방’을 직접 공략하는 전략으로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앤서니 탄 그랩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소프트뱅크가 동남아 기술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그랩의 비전에 믿음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그랩 플랫폼을 통해 더 나은 일자리를 제공해 수백만 동남아인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테브논 소프트뱅크 투자고문 파트너는 “이번 투자로 그랩이 온디맨드(주문형) 모빌리티, 배달, 금융 서비스 전반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랩은 당분간 한국 진출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밍 마 그랩 사장은 “동남아 시장 기회가 크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신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SK, 네이버, 미래에셋 등이 그랩에 투자했다. 그랩이 한국 대기업의 투자를 받고 승승장구하는 동안 한국의 차량공유 스타트업은 지난 7일 ‘택시·카풀업계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내놓은 합의안으로 하루 4시간 영업 제한 규제를 받게 됐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