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유전자가위' 특허유출 무방비…"관리 소홀"

서울대가 김진수 전 화학과 교수가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자체 감사한 결과 학교 측의 지식재산권 관리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특정감사 결과 처분요구서'(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 상근감사실은 지난해 9∼10월 김 전 교수의 의혹을 감사하고, 학교에 민·형사상의 조치 등을 취할 것을 통보했다.

김 전 교수는 서울대에 재직하던 2012∼2013년께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유전자가위 기술 특허를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 '툴젠'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감사보고서는 "서울대 산학협력단은 '직무발명 신고' 내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신고서를 접수하거나, 직무발명 신고가 접수되기도 전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제재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직무발명 미신고를 방치하는 등 지식재산권 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내부 규정에 따르면 대학의 지원으로 이뤄진 직무발명의 지식재산권은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승계되도록 규정돼 있지만, 산학협력단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감사보고서는 "산학협력단은 지식재산관리위원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지 않는 등 지식재산권 관리 업무를 게을리했다"고 지적했다.

그 외에도 감사보고서는 기술이전 업무 처리 부적정, 민원 처리 부적정 등을 지적했다.

감사보고서는 서울대 총장에게 이 같은 감사 결과에 대한 민·형사 및 행정상의 조치와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조치 등을 취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감사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사태 수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