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되면 만성콩팥병 위험 높아져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되면 만성콩팥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성콩팥병은 콩팥이 망가져 제 기능을 못하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공공장소에서 더욱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탁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지종현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한국 유전체학 및 역학연구에 참여한 13만1196명 중 장기추적이 가능한 비흡연자 2284명을 대상으로 만성콩팥병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더니 이런 내용을 확인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교수팀은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717명)과 노출된 그룹(1567명)의 만성 콩팥병 발병률을 분석했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은 노출되지 않은 사람보다 만성 콩팥병 위험이 1.48배 높았다.

연구팀은 이들을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 주 3회 미만 노출된 그룹, 주 3회 이상 노출된 그룹으로 나눠 8.7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보다 3일 미만 노출된 사람은 만성 콩팥병 위험이 59%, 3일 이상 노출된 사람은 66% 높아졌다.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되면 만성 콩팥병 발병 위험이 최대 66%까지 높아진다는 의미다. 콩팥은 몸에서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고 미네랄 등을 조절해 혈중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준다.

콩팥은 한 번 나빠지면 이전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 예방과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는 만성 콩팥병에 걸리기 쉽다. 고지혈증, 비만, 흡연 등도 위험요인이다.

만성 콩팥병은 사구체여과율(콩팥이 노폐물을 거르는 기능)이 분당 60 mL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 같은 상태가 3개월 동안 계속되면 진단한다. 만성 콩팥병으로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빈혈, 고혈압, 폐부종, 위장관 출혈 등이 생긴다. 그동안 흡연이 만성 콩팥병에 미치는 영향은 알려져 있었지만 간접흡연이 콩팥병에 미치는 영향을 대규모로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탁 교수는 "정부의 금연 정책으로 많은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제한됐지만 아직 집이나 직장 등 많은 곳에서 비흡연자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돼 있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장학학회 공식학술지(CJASN)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